노후 불안, 일본에서 답을 찾다 -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찾은 시니어케어 비즈니스 리포트
나미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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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2000년, 일본은 장기요양보험(개호보험)을 도입하며 돌봄의 주체를 가족에서 사회전체로 전환했다."(235쪽)

저자는 애널리스트로 인구구조변화가 사회와 산업에 끼치는 영향, 고령화가 가져오는 구조적 전환, 돌봄의 대상이 아니고 시장의 주체자인 시니어에 대해 연구해왔다. 일본의 다양한 시도들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한다.

책은 6장으로 되어있다. 1장은 노년의 불안을 건강, 경제, 고독으로 설명하고, 2-4장은 건강, 경제, 고독의 불안을 어떻게 극복해오고 있는지 일본의 정책과 사례를 제시한다. 5장은 80세 이후 돌봄, 요양 단계부터 종활까지 실질적 방법을 제시하고, 6장은 시니어 대상 비즈니스 시장과 창업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일본에서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는 전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이다. 이들이 2005년 은퇴 시기를 맞아 '노인은 조용히 살아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액티브 시니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확산하고, 실버이코노미라는 큰 시장이 만들어졌다. 노인이 복지수혜 대상이 아니라 시장과 경제를 이끄는 핵심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25년 단카이세대가 75세를 넘기면서 후기 고령기에 들어섰다. 케어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 로봇, 치매예방프로그램, 스마트홈 기반의 고령자 모니터링 시스템, 시니어 전용주거시설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5년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액티브 시니어 시장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본보다 빠른 고령화 속도 때문에 액티브 시니어 시장과 더불어 케어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해야한다.

책에서 낯선 용어들을 많이 만난다. '종활'은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전 과정을 의미한다. 장례와 묘지준비, 유언 작성과 재산 정리,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의 정리를 한다. '다사사회'는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사회를 의미하는데, 일본은 2005년부터, 우리는 2020년부터 시작됐다. '노노간병'은 부부가 간병하는 것으로, 노인이 노인을 간병한다고 붙여진 명칭이다. '하카토모'는 무덤친구로 핵가족화한 노인들은 단체로 무덤을 계약하고 무덤친구를 주기적으로 만나 외롭지 않게 죽고 싶어한다. '사코주'(2011년)는 서비스형 고령자전용주택으로 자택과 시설 사이의 중간 지대형 주거 솔루션이다. 자유롭게 입퇴소를 할 수 있고, 건물 내 상주 직원이 있어 대응한다. 입주자는 어느정도 활동이 가능한 평균 80세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일본의 고령화 제도는 인간의 존엄에 중심을 두고 있다. 1990년대 말 고령화사회로 넘어가면서 개호보험제를 시작으로 발전되고 있는 일본의 정책은 돌봄대상에서 서비스 이용자이자 함께 살아 가야할 존재로 인식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의료기술의 발달, 디지털 활용, 정부와 지자체와 자원봉사자의 유기적 연대를 통해 일본의 노인들은 외롭지 않게 끝까지 인간답게 살다가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죽을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진행해온 서비스들이 비즈니스로까지 확장되고 있고, 그 전망도 밝아보인다.

이 책은 20여년 일본이 만들어온 고령화 제도와 다양한 성공 사례가 가득한 책이다. 돌봄을 가족책임에서 사회적 책임으로 확대시키고, 간병자가 힘들지 않도록 다각도로 섬세하게 배려하고 시스템화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는 우리나라가 보고 배울만 하겠다.

글이 명쾌하고 분명하고, 읽기 쉽다.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특히 정책입안자들이 꼭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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