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주 미술 여행 - 카이로에서 뉴욕까지, 일곱 도시의 미술관을 따라 떠나는 예술 여정
오그림 지음 / CRETA(크레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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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카이로에서 뉴욕까지, 일곱 도시의 미술관을 따라 떠나는 예술 여정'이라는 표지의 문구가 시선을 잡는다. 저자는 미술인문학 강연과 갤러리 투어 현장 도슨트를 통해 예술의 이해를 돕는 사람이다.

책은 6개국, 7개 도시의 미술관을 소개한다. 이집트의 카이로와 룩소르, 이탈리아의 피렌체,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오스트리아 빈, 미국 뉴욕의 미술관을 설명한다.

약탈 당해 남아있는 것이 있을까 싶은 이집트에는 아직도 많은 유물이 발굴 중이고, 메디치 가문이 후원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예술과,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의 바로크 양식과 루이 15세 시대의 로코코 양식은 각각 웅장함과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키스>의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일본은 파리만국박람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그림이 유럽에 영향을 미쳤고, 파리에 거주했던 사업가 마츠카 고지로가 프랑스에서 모은 콜렉션을 도쿄로 가져와 국립서양미술관에 전시할 수 있었다. 미국 뉴욕에는 현재 살아있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세계 최초의 현대미술관인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가 있다. 또한 록펠러를 비롯한 갑부들이 기증한 예술품으로 가득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세계 3대미술관 중 하나이다.

첫 장은 다소 생소한 이집트의 역사와 예술에 관한 설명인데, 인상적이다. 나일강 하류 카이로를 수도로 한 고왕조 시대에는 최고 권력자인 파라오가 죽으면 무덤인 피라미드를 세우고 그 앞에 영혼이 타고 올라갈 목선을 묻고, 수호신 스핑크스를 만들었다. 신왕조는 수도를 나일강 상류인 룩소르로 옮기는데 전 왕조에 도굴이 많았던 것을 교훈삼아 사막 협곡 아래 무덤을 만들었는데, 특히 투탕카멘의 무덤이 지금까지 잘 보존되었다. 이집트 마지막 왕조 프톨레마이오스는 페르시아를 무너뜨리고 이집트에 입성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만든 왕조이다. 알렉산드로스 사망 후 부하 프톨레마이오스가 본격적으로 300년간 통치한다. 모든 지식을 수집하려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기록으로만 남아있다. 마지막 왕인 클레오파트라 7세의 벽화에서 사람은 모두 옆모습을 하고 있지만 몸통은 정면을 바라보는 캐논 스타일의 독특한 그림이다. 이집트 역사와 예술에 관한 호기심을 끌어올리는 장이다.

예술가들의 생이 작품에 그대로 드러난다. 바로크시대를 연 카라바조는 범죄자로 도피생활을 했다. 그는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르네상스와 달리, 인간의 추악함과 불안, 공포를 그렸다. 방패에 그린 <메두사의 머리>는 목이 잘린 메두사와 뱀 머리가락이 공포스러운데, 그는 사형장에 찾아가 참수당한 주검을 보고, 뱀을 풀어 관찰했다한다. 클림트가 아꼈던 에곤 실레는 가난해서 자신의 초상화와 누드화를 많이 그렸다. 세 명의 여자가 그의 그림에 주로 등장하는데, 여동생 게르티, 연인 발리, 아내 에디트를 모델로 한 그림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동생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으로, 발리는 죽음이나 어둠을, 아내 에디트는 안정적이고 밝은 그림이다.

프랑스에 압도적으로 많은 미술관이 소개된다. 베르사유궁전, 루브르박물관(기원전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예술품), 오르세미술관(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 작품), 오랑주리 미술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모네가 디자인한 정원을 품고 있는 지베르니 인상파 미술관, 20세기 이후 현대미술 전시한 퐁피듀 센터, 피카소 미술관, 로댕 미술관, 파리시립현대미술관, 장식미술관이다. 파리에 가면 이 많은 미술관 관람만으로 여행이 충분해 보인다.

도슨트를 따라 미술관을 걸어가며 설명을 듣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간략한 역사 설명과 건축, 그림, 조각 앞에서 그것이 만들어지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예술가들의 생과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간다면 이 책을 숙지하고 한 도시의 미술관을 둘러보는 일정을 짜는 것도 좋겠다. 예술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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