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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속의 비밀 1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노에틱 과학자 캐서린 솔로몬 박사는 인간의 의식을 연구한다. 체코의 게스네르 신경과학 박사의 초청으로 프라하 성에서 강연을 한다. 함께 동행한 종교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교수는 그 녀와 35년간의 우정을 깨고 연인관계로 들어서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나 행복감도 잠시, 캐서린이 강연 후 꾼 악몽이 현실화되는 것을 목격한 랭던은 아침 운동에서 급히 돌아오지만, 캐서린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상태이다. 이어 캐서린이 발표하기로 한 책의 원본이 삭제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편집자가 납치되고 책과 관련된 사람들이 죽어 간다.
이야기는 세 갈래로 나누어 교차로 진행된다. 체코의 야나체크 경감의 추궁을 받는 랭던과 그를 보호하는 미국 대사관 직원 마이클 해리스의 이야기와, 얼굴에 진흙을 칠하고 다니는 괴이한 골렘의 이야기와, 해킹되어 사라진 캐서린의 원고를 찾으려는 편집자 조너스 포크먼의 이야기이다. 프라하와 미국에서 그리고 런던에서 알 수 없는 일들이 진행되고 서서히 정체가 밝혀진다.
캐서린의 행방과 골렘의 정체가 이야기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인다. 골렘이 수호하는 '그녀'는 누구인지, 정체불명의 조직은 왜 캐서린의 원고를 없애려는지, 도대체 캐서린이 발표하려는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체코주재 미국대사까지 쥐고 흔드는 핀치의 정체는 무엇인지. 많은 등장인물과 사건 사고가 흥미진진하다. 특히, 캐서린은 책 내용을 절대 발설하지 않는데, 그녀가 믿는 '비국소적 의식이론'과 관련있어 보인다. 그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의식은 뇌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시공간을 초월해 어디에나 존재할수 있다. 뇌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에 어떤 주파수가 맞춰지기만 하면 새로운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초능력이나, 갑작스러운 서번트 증후군으로 뇌 사고 후 갑자기 중국어를 유창하게 된다든가, 예지를 한다든가, 유체이탈 체험 같은 이상 현상이 이 이론으로 다 설명된다. 흥미로운 이론이다.
종교와 오컬트가 도시 곳곳에 스며있는 체코의 프라하가 배경이고, '악마의 성경'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악마의 성경'은 악마에게 영혼을 판 수도사가 하룻밤에 거대한 성경 필사를 완료한 것으로 보통 40년에 걸쳐 완성될 분량이다. 특이한 것은 필체가 한 명의 것이며 처음과 끝이 동일해서 나이들지 않은 상태를 유지했을 것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이 몰려 있는 그 곳에서 사람들을 내보내고 파벨 중위가 벌이는 추격과 랭던의 탈출작전은 스릴넘친다.
댄 브라운의 소설이 왜 영화화되는지 실감한다. 묘사가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시각화된다. 랭던이 프라하의 카를교를 건너며 프라하 성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호텔 2층에서 강으로 뛰어들고, 파벨중위에게 쫓기는 장면들은 생생하다. 기호학자답게 게스네르박사의 소지품을 보고 의미를 유추해내고, 그녀의 말 한마디로 지하 연구실 엘리베이터 비번을 알아내고, 캐서린이 보낸 에녹어를 해석해서 그녀가 어디있는지 찾아내는 장면들 역시 영화처럼 펼쳐진다.
단 하루에 일어난 일을 470여 페이지에 담아내다니 대단하다. 그것도 아직 하루가 다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1권이 끝난다. 아직 사샤의 행방과, 캐서린의 책 내용과, 핀치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2권에서 펼쳐질 이야기가 기대된다. 댄 브라운의 작품을 이 책으로 시작하게 되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