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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의 (양장본)
나카무라 히라쿠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거짓말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된다(255)."
노인요양시설에 계신 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계시고, 환시를 본다. 야쿠시마루 료이치는 순사부장으로 승진 시험을 앞두고 있다. 아내는 종합상사에 다니고, 딸은 런던 발레학교로 유학이 결정되었지만, 고2 아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다.
반사회집단 구성원이 살해되는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네 번째 사건이 발생한다. 료이치는 이 사건을 해결하고 승진하려는데, 아직 아무런 증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딸은 클럽에서 약을 탄 음료를 마시고 자신을 덮치려던 남자를 아령으로 쳐 죽이고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딸을 위해 불의를 저지를 것인가? 형사로서 정의를 지킬 것인가? 정의를 선택하면 딸은 정당방위로 풀려날 것이다. 그러나, 발레리나를 꿈꾸는 딸은 살인자라는 낙인이 찍혀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고, 살인자의 아버지인 료이치도 승진 리스트에서 누락될 것이다. 그러나 눈 한 번 꾹 감으면 아무일도 없었던 듯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료이치는 가족을 지키기로 한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점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일이 꼬이면서 점점 커져가는데 우연히도 진실을 아는 자들이 사라진다. 과연 료이치는 겉으로는 무죄이지만 자신까지 속이며 평생 살 수 있을까.
등장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료이치의 가족을 비롯해, 료이치 소속인 경찰 조직, 반사회 집단인 블랙체리라는 한구레 조직과 아마미야 흥업의 야쿠자 조직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우리에게는 낯설은 '반사회집단'이란 사회의 규율을 어기거나 사회에 해가 되는 집단이다. 소설 속에서는 한구레 조직과 야쿠자 조직이 이에 해당한다. 야쿠자는 조직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한구레는 돈벌이를 위해 뭐든 하는 깡패 조직으로 조직의 규율이 없고, 비교적 젊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져있다.
아주 잘 짜여진 구성에 이야기의 흐름도 쫀쫀하다. 하나의 일이 해결되면 다른 일이 발생하고 점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 스트레스가 폭발할 때 의외의 일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 몰입도가 최고이고 은근하게 조여오는 압박과 불안이 그대로 전달된다. 가장 정의로워야하는 조직이 불의하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불의를 밝혀내지 못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유혈이 낭자하는 묘사는 없지만 스펙타클한 전개가 일본의 한 가정을 중심으로한 갈등과 해소, 경찰과 반사회집단의 대결을 그리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