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프로젝트 - 눈부신 ‘나’를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
정여울 지음 / CRETA(크레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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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저자는 <데미안>(1919년)에 관한 강의를 해왔고, 더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평생 데미안을 사랑한 저자의 작품 분석은 물론 현실과 이어지는 연결이 매력적인 책이다.

"당신도 언젠가는 '상처입은 치유자'가 되어 누군가의 고통받는 영혼을 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10)."

데미안은 어떤 존재일까? 누군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손 내밀어 주는 구원자이기도 하면서, 깊은 내면의 자기를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이기도 하고, 마지막에 도달하는 내면 깊은 곳의 자기이기도 하다. 칼 융은 인간이 사회화된 에고의 가면을 벗고, 깊이 들여다보면 보이는 내면의 셀프를 찾는 과정으로 표현하고 이를 개성화라한다. 사회화된 에고에서 무의식의 셀프에 도달하는 것이다. 남과 같아지려 하지말고 자기다움을 추구해야한다. 상처받은 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는데, 보통의 사람들은 에고의 껍질을 깨지 못하고 자신의 상처에 갇혀버린다. 셀프에 도달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셀프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가 될 수 있다.

싱클레어가 에고에서 셀프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안내자가 되어주는 사람은 여럿이다. 먼저 크로머의 협박에서 구해준 데미안, 술을 마시고 방황하는 싱클레어를 정상으로 돌아오게 한 베아트리체, 아프락사스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통해 싱클레어가 자신의 알을 깨도록 도움을 준 피스토리우스,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여인인 에바 부인이다. 안내자의 도움으로 내면의 자기에 가까이 간 싱클레어는 동급생 크나우어의 자살을 막아주며 그를 구원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카인과 아벨에 관한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동생을 죽인 카인은 악이며 아벨은 선이다. 그러나 데미안은 카인이 뛰어난 존재이고 사람들이 이를 두려워했기 때문에 '카인은 사악하고 아벨은 선량하다'고 꾸며댔다고 설명한다. 아벨은 사회화가 된 인물이고, 카인은 개성화의 인물이다. 아벨은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하는 인물이고 카인은 이를 부정하는 인물이다. 선과 악을 합일시킨 전체성의 신인 아프락사스란 고정관념과 틀을 깨는 과정이고 성경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징으로 이해한다.

주위에 데미안과 같이 나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거나 안내해 줄 사람이 없다면, 책을 찾으라는 조언이 인상적이다. 또한 내가 데미안이 되려고 노력하면서도 크로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하고, 남에게 두려움을 주면 안된다고 당부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심리학과 성경을 기본으로 분석하면서 저자의 이야기를 쓰고, 독자에게도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당신에게 데미안은 누구인가? 당신은 누구에게 데미안이 되어주었는가? 자기를 찾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돌보고 치유된다. 다시 <데미안>으로 돌아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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