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4 - 한국 속의 일본, 일본 속의 한국 공존을 위한 네 번째 이야기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4
강상규.이경수.동아시아 사랑방 포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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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문화 시리즈는 2021년부터 시작해서 이 책이 4번 째이다. 국내외 일본 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동아시아 사랑방 포럼'에서 발표하고 토론한 것을 엮었는데, 55편의 글이 600여 쪽에 수록되어 있다.

책은 8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1. 일본의 정치경제와 역사를 주시하는 작은 시선들, 2. 미와 미에 대한 남다른 감각, 3. 내 마음 속의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4. 외면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 한반도 속의 일본, 5. 세세한 규칙과 예절에 담긴 공동체 의식, 6. 한국어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일본어, 7. 한국 속의 일본, 일본 속의 한국, 그 강을 넘어, 8. 또 다른 화해를 위해 펼쳐 보는 일본 역사와 문화이다.

과거사를 다룬 글이 인상적이다. 미군 포로를 생체해부에 쓴 일본 교수들에 대한 재판이 B,C급 전쟁범죄로 분류되어 진행된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재판결과가 한국전쟁으로 아쉽게 끝났지만, 관동군 731부대의 조선인과 중국인을 상대로 저지른 생체실험이 재판에 오르지도 못한 것을 지적한다. 피해국의 국력과 상관없이,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지 말고 책임지는 자세를 촉구하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또한, 안중근을 존경하는 일본 사람이야기는 놀랍다. 지배와 피지배 관계를 떠나서 개인의 차원에서 안중근 의사를 만나 본 일본인들은 그의 숭고함에 인간으로서 존경을 표한다.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의연함에 대해 강한 인상과 울림을 주는 글이다.

현재의 일본에 관한 글도 반갑다. 올해 들어 워런 버핏이 투자한 종합상사의 주가가 엄청 올랐다. 미쓰비시 상사, 미쓰이 물산, 스미토모 상사, 이토추 상사, 마루베니와 같은 상사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엇이든 사고 팔기 위해 노력하는 인재들로 채워져있다. 일본 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온 이 조직에 대해 좀더 깊이있는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2022년에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타난 신도의 세계에 대한 분석은 최근 영화의 배경을 설명하는 깊이 있는 글이다. 남자 주인공 소타가 재앙을 진정시켜달라고 히미즈신에게 기도하는 히후미 노리토는 신도를 바탕으로 한다. 처음 알게 되었다.

일본의 새로운 문화를 배운다. '오모테나시'는 일본인의 공손함이다. 정성스레 내려주는 커피 한 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내는 요리에서 느낄 수 있다. '고슈인'은 사찰이나 신사에 참배한 증표로서 받는 도장과 글씨를 말하는데, 준비한 고슈인초(수첩)에 신관이나 스님이 도장을 찍고 직접 기입해 준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신사나 사찰을 찾아가 고슈인을 받으며 신과의 만남을 귀히 여기고 사각의 수첩에 담아 오는 것을 아는 사람만 아는 일본의 풍속이겠다. '고토다마 신앙'은 말에 영력이 깃들어 있어서 말을 하면 영력이 발휘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축복하는 자리에서 혐오스러운 말을 쓰지 않도록 조심하는 이유이다.

일본을 다각도에서 본 글들을 모았다. 55편의 짧은 글이 개성이 넘치고 전하고자 하는 정보도 각기 다르지만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이번 시리즈에 현재 일본 경제에 대한 글이 많아져서 반갑다. 일본의 과거사뿐 아니라 최신의 글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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