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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밍 웨이브
무스타파 술레이만 지음, 마이클 바스카 정리, 이정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과거 혁명같은 물결은 기존의 것을 쓸어 버리고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어냈다. 농업혁명이 그랬고, 산업혁명이 그랬듯이 기존의 생활방식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만들어졌다. 저자는 '다가오는 물결'을 인공지능과 합성 생물학으로 보고, 이 두 기술이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기술개발이 억제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딥 마인드의 공동 설립자이고, 알파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책은 4부로 되어있다. 1부 호모 테크놀로지쿠스에서는 기술의 역사를 정리해주고, 2부 새로운 물결에서는 AI와 합성 생물학에 대해 설명한다. 3부 실패한 국가에서는 권력재분배의 정치적 함의를 설명하고, 4부 물결을 헤쳐 나가다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논의한다.
먼저, 인공지능(AI)이란 기계에게 인간의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알파고에게 엄청난 양의 대국을 반복 학습시키고, 2016년 이세돌과 대국시켰다. 알파고는 인간이 생각하기에 '실수'라고 할 만한 타수를 두었고, 이세돌은 왜 그런 수를 두었는지 고민한다. 결국 알파고의 수는 실수가 아닌 묘수로 판명난다. 소름끼치는 일이다. 알파고는 이미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전략을 생각해낸 것이다.
합성 생물학은 DNA를 분석하고 변경하고 합성할 수 있게 해주었다. 13년간 진행한 '인간유전체 프로젝트(인간게놈프로젝트라고도 함)'를 통해 인간의 DNA를 읽고 사용할 수 있는 정보로 변환시켰다. 이에 따라 유전자 염기서열(크리스퍼)을 편집하고 작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작물, 동물은 물론 인간의 개량까지 가능하다. 병충해에 강한 유전자 변형 옥수수, 질병치료와 예방 백신처럼 꼭 필요한 것뿐 아니라 인간 노화방지 프로그램과 같은 꼭 필요할까싶은 분야에도 확장되고 있다. 2018년 중국에서 편집된 유전자로 루루와 나나라는 쌍둥이를 만들어 낸 것은 윤리적 문제를 무시한 결과이다.
AI와 합성 생물학, 이 두 기술의 융합은 이제 시작이다. 일례로 1993년부터 단백질 접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회를 열어왔는데, 진전이 보이지 않던 이 연구는 2018년 딥 마인드 팀이 인공지능이 생물학 연구에 활용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주었다. 이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던 작업이 단 몇 초만에 끝냈다. 초당 수조 번의 연산이 가능한 실리콘 웨이퍼로 암호를 해독할 수있게 됐다.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인공지능과 유전자 편집과 작성을 하는 생물학의 결합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급물살을 탈것인지 생각하면, 반갑기도 하면서 두렵다.
다가오는 물결의 네 가지 특징을 비대칭성, 초진화, 만능성, 자율성으로 본다. 정보를 가진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비대칭성으로 러시아의 구식 무기와 우크라이나의 조립식 드론 공격을 예로 들면서 약세인 우크라이나가 우세한 이유를 설명한다. 아울러 AI와 로봇공학, 3D프린팅과 같은 제조기술과 결합하여 초진화하고 있으며, 독이 되고 약이 되는 이중용도뿐 아니라 이제는 옴니유즈로 수천 가지 활동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자율 주행차와 같은 자율 시스템은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서 주변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기술의 확산으로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기술은 선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재앙을 불러오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강력한 통제와 단속이 필요하다. 기술개발의 빠른 속도에 제동을 걸어야한다. 저자는 기술 억제를 위한 10가지 단계를 제안한다. 안전, 감사, 초크포인트(소수 선진국이나 기업만이 가질수 있는 핵심소재, 부품, 기술)를 이용한 억제, 제작자의 책임감,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목적의 조화, 정부뿐 아니라 국제기구의 강력한 통제, 문제발생시 해결점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문화, 다양한 소리를 내는 대중의 힘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기술을 억제해야한다.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인공지능과 합성 생물학 기술의 발달은 모두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줄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반대로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미리 생각하고 그 억제에 대해 생각해봐야한다는 저자의 의견이 처음부터 강조된다. 산업혁명 이후 자동차의 확산은 긍정적 영향을 주었지만, 지구온난화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과거를 교훈 삼아 현재의 개발자와 기업인, 정부와 국제기구는 현재의 기술을 안전하게 발달시킬 수 있도록 규제를 통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부정적인 영향력을 상쇄할 상위 기술이 개발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