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요리가 집밥으로 빛나는 순간
윤지영 지음 / 길벗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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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늘 밥을 고집하다가 이제 샌드위치와 샐러드로 범위를 넓히게 되자 점점 다양한 국적의 요리가 하고 싶어진다. 예전과 달리 다양한 국가의 소스나 식재료를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재료가 없어 하지 못할 요리는 거의 없다. 거의 한 접시만 준비하면 되는 일품요리도 좋고, 여행하며 만나 여러 나라의 음식을 직접 해서 먹어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그 레시피를 담은 책이다.

책은 7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탈리아, 프랑스, 유럽, 일본, 중국, 태국, 동남아 요리를 선보인다. 사진만 봐도 알록달록하게 다채로운 요리를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급한 마음에 레시피에 먼저 눈이 간다. 70가지의 요리를 대부분 30분 내로 만들어 내는 조리법이 아주 실용적이다.

저자는 아나운서로 어려서부터 요리에 흥미가 있었고, 미국교포와 결혼하고 홍콩유학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만들어봤다. 현재 쿠킹 클래스를 하면서 간단하지만 화려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한다.

여러 요리 중에서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만들고 싶은 요리인 마라상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라상궈는 마라소스에 여러 재료를 볶아낸 중국요리다. 새우와 오징어 같은 해산물이 주요 재료로 버섯을 포함한 다양한 야채를 넣고, 죽순까지 넣어 볶으면 된다. 주재료를 닭으로 바꾸어 만들어도 맛있을 것 같다. 마라소스(볶음용)만 있으면 나머지 소스는 다 집에 있는 것이어서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굴소스와 마라소스의 비율로 매운 맛을잡아주면 입맛에 맞출 수 있겠다.

이상하게 좋아하고,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에는 중국요리가 많다. 몽골리안 비프는 미국식 중국음식점에서 먹어보고 홀딱 반해서 집에서 만들어보았던 요리인데, 마침 레시피가 있다. 녹말 입힌 소고기에 굴소스와 올리고당으로 소스를 만들어 볶으면 되는 단짠요리다. 소고기 등심이나 안심과 브로콜리, 양파가 주재료라 구하기도 쉽고 만들기도 간단한데 맛은 보장이다.

인도네시아에서 1년반을 살았을 때 너무 맛있게 먹어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음식이 투미스 캉쿵(공심채 볶음)이다. 메인 요리인 고기나 생선류를 시키고 우리의 김치처럼 야채메뉴인 캉쿵을 시켰는데, 그 맛이 중독적이다. 공심채만 구할 수 있다면 새우를 넣고, 피시소스와 굴소스와 마늘만으로 맛을 낸 캉쿵을 집에서도 먹을 수 있다. 검색해보니 공심채를 구할 수 있으니 재료 공급에도 문제가 없다. 정말 세계 각국의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다.

'이게 맛있을까?'싶은 '고등어 케밥'은 터키의 오픈 샌드위치다. 고등어를 구워 샌드위치 위에 올려 놓고 먹는다는데,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흰살생선도 아니고 비릿함을 어떻게 잡을지. 가시발린 고등어와 바게트만 있으면 집에 있는 샌드위치 재료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비릿함을 잡아줄 소스는 의외로 마요네즈가 아닌 그릭요거트 베이스라 더욱 마음에 든다. 고등어만 노릇하게 잘 구우면 그리 비릴 것 같지 않다. 생선을 좋아하는 가족에게 특미가 되겠다.

책의 구성이 꽤 간단하다. 완성된 요리사진과 간단한 사연을 보기 좋게 배치했고, 다음 장을 넘기면, 좌측에 요리과정 사진과 우측에 레시피를 소개한다. 설명도 쉽고, 사진도 지나치지 않고 적당하고, 글자 크기도 적당해서 요리하면서 펼쳐 두고 보기에 가독성이 좋아 마음에 든다.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이라면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고, 주재료를 과감하게 바꾸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시도해보기도 좋겠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강추하는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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