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철학 입문 - 후설에서 데리다까지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2
토마스 렌취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에 살고 있는 지금, 지난 20세기의 철학사상을 정리하면 좋을 것 같아 선택한 책이다. 철학 입문책으로 두께가 얇아 접근이 쉬울 것으로 보인다.

책은 12장으로 되어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의 철학자들의 사상 변화로 20세기에는 다양한 철학사상이 드러난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키르케고르, 마르크스, 퍼스, 니체, 프레게, 프로이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사상가들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성찰적 혁명을 일으킨다. 시대적으로 20세기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과 냉전시대, 소비에트 붕괴화와 세계화와 같은 사건들이 발생했고, 철학은 이에 영향을 받는다. 20세기 철학은 실존 철학, 마르크스주의, 프래그머티즘, 급진적 문화비판, 논리적 언어분석, 정신분석, 물리학의 상대성이론이 주도했다.

몇몇 철학자를 살펴보자. 후설(1859-1958)의 현상학은 세계의 모든 현상을 그것이 무엇이든 그 본질을 제한 없이 분석하는 새로운 철학 방법론이다. 우체통을 연구하고 잉크병과 성냥갑을 분석하게 했다니 인간에 집중된 대상을 사물에까지 넓힌 방법론이 특이하다. 후설의 제자인 하이데거(1889-1976)의 존재론은 <존재와 시간>에서 세계-내-존재로 현존재가 사유의 중심이었으나, 전회 후 존재 자체가 사유의 중심이된다. 실존철학과 실존주의는 20세기 철학에서 중요한 흐름인데, 기르케고르, 하이데거, 야스퍼스, 샤르트르, 카뮈가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샤르트르는 후설의 현상학과 하이데거의 실존분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겔의 젼증법으로 연결하고, 카뮈는 샤르트르와 마르크주의를 비판하고 독재를 비판한다. 러셀이 천재라 불렀던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분석철학은 전후기에 따라 달라짐을 소개한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유명한 한나 아렌트는 스스로를 정치 이론가라 생각했다.

수많은 철학자의 이름과 간략한 사상을 소개한다. 철학자의 수는 많은데, 사상의 심오함을 짧게 요약하다보니 무슨 의미인지 책 속에서 잠시 길을 잃기도 한다. 한 철학자가 다음 철학자에게 영향을 주고 변증법적으로 발전을 시켜 21세기에 이른다.

친절하지 않은 책이다. 번역서이긴 하지만, 철학자나 철학용어에 관한 설명을 주석으로 달아주었으면 좋았겠다. "라스크는 신칸트주의의 헤겔화를 실행하며 철학적 범주 자체의 역사, 즉 사변철학의 역사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주요 작업들을 마무리하고 존재의 역사에 대한 하이데거의 성찰을 예고한다(20)" 이는 칸트를 이어받은 서남학파의 라스크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칸트의 철학을 이해해야 서남학파의 특성을 이해할텐데 이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또한,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철학 용어는 보통 따로 주석을 달아 설명해주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 사전을 찾아봐야한다. 현전성(지금, 여기 존재하는 것), 프락시스(실행), 아프리오리(경험에 앞섬), 아포리아(난관)와 같은 단어는 본문에 자주 나오는데 사전적 뜻뿐 아니라 철학적 의미를 이해해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