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라, 가난한 세계 -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고쳐 나갈까? 10대를 위한 세상 제대로 알기 1
구정은.이지선 지음 / 북카라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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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 가난한 나라는 구분해 본 적이 있어도, 세계가 가난하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현재 부의 편중이 심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를 돌보고 함께 인간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제목에 담겨 있어서 한참을 생각했다.

책은 4장으로 되어있다. 1장 부자나라, 가난한 나라, 2장 세계가 도와야한다는 생각, 3장 원조의 사례와 흐름, 4장 좋은 원조, 나쁜 원조?다.

이 책은 10대를 위한 책이다. 시야를 우리나라에서 세계로 넓혀준다.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는 물론, 가난한 나라가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OECD회원국을 포함한 부자나라들의 원조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나라의 자립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분석하고, 국제사회의 원조가 가난한 나라의 실질적인 자립을 위한 것인지 짚어본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정치, 전쟁, 기후문제가 있다. 오랜 식민통치하에서 수탈당한 국토와 국민들은 제대로 된 지도자를 내지 못하고 독립한 후에도 부패한 독재자가 국가의 부를 차지한다. 또한 외부의 침략이나 현 정부에 불만을 품는 반군의 등장으로 인해 내전에 휩싸이게 되고, 국민들은 난민이 된다. 원조 없이는 살아가기가 어렵다. 게다가 기후문제는 농업중심의 가난한 나라의 식량문제로 이어져 굶어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유민이 된다. 소말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이 그렇다. 식민지배를 받았고, 독립 후에도 내전이 끊이지 않는데다가 건조하고 황량한 지대로 식량위기를 겪고 있다.

과연 원조국들은 선량한 마음으로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선진국은 원조에 대한 댓가로 자신들의 물건을 팔 시장으로 여기거나 댓가를 기대하기도 한다.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는 노골적이다. 현지 경제를 살리기보다 중국기업이 중국자본으로 중국노동자를 대거 투입하여 인프라사업을 진행하고, 혹여 빌려준 차관을 갚지 못하면 점령해버린다. 이렇게 해서는 원조를 받는 나라가 자립하기 어렵다. 오히려 중국의 원조는 새로운 제국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

원조는 받는 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 자립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한다. 디딤돌을 딛고 가난의 강을 건너 벗어나도록 해야한다. 원조로 산업을 일으키고 학교를 짓고 병원을 지을 수 있는 힘을 키우게 해야한다. 그러나 실제로 원조받는 나라의 의견은 무시된 채 원조국이 일방적으로 무엇이 필요할 것이라 추측하고 지원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불쌍함을 강조한 아이들의 모습을 광고로 이용하여 기부금을 모으는 것은 인종주의와 결합하여 특정 인종의 이미지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감정에만 호소하기보다 좀더 이성에 호소하고 희망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

기후문제에 있어서 국제적인 행동이 약해 보인다. 가난한 나라는 농업에 의지하는데, 기후위기에 닥쳐 식량난에 시달린다. 탄소배출량에 있어서 미국과 중국, 유럽이 전세계의 50%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국가들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부국을 위해 쓰는 기술을 환경을 위한 기술에 얼마나 이용하여야한다. 무엇보다 국제기구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미국의 태도가 불안정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환경보호에 우호적이었다가 적대적이었다가를 반복하는데, 국가의 실리를 떠나 세계를 생각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는 나라 명단에서 빠진 것이 2000년이었고, 2010년부터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다. 생각보다 최근이다. 원조 찬반론에 대해, 가난한 나라가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서 함께 잘 살 수 있어야한다는 의견에 찬성한다. 우리나라가 가난에서 빠져 나왔듯 다른 나라도 빠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는 긴급구호든 잘살 수 있게해주는 개발원조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손을 잡아줘야한다.

다행히 다양한 국제기구들이 존재한다. 구호활동을 하는 유엔 산하조직은 유엔난민기구, 세계식량계획, 유니세프 등 비정부기구로 세계 4만개가 넘는 국제구호기구들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종, 종교, 정치성향을 떠나 누구나 아프면 치료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터에서 아이들을 지원한다. 월드비전은 한국전쟁 때 종군기자인 밥 피어스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되었는데 현재 국제민간구호단체가 되어 활발히 활동중이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한다. 용어의 개념 설명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어서 설명조로 들리지 않는 것도 좋은 점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어서 글씨도 크고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으로 이해를 돕는 것도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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