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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자본주의 세대 -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
고재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4월
평점 :
"1980년대생은 여러 겹의 얼굴을 가진 세대가 되었다. 민생과 기회의 문제에 예민하되, 진보담론에는 거부감이 적고, 거대 서사에는 반감을 가진 세대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독특한 정체성이 오늘의 정치 성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한다."16
지금의 30대는 집단보다 개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진만, 진중권같은 진보정치 진보담론의 영향을 받은 마지막 세대이자 비운동권 총학생회를 내기 시작한 세대다. 정치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띠지만 윤석렬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정치적 변심의 가장 큰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 때문이다. 80년대생 30대는 문 정권 시절에 결혼을 앞두거나 집을 사려는 시기였는데 부동산 가격이 미친듯이 올랐고,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등을 돌린다. 세습을 통하지 않고서는 더이상 노동임금으로는 집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30대인 박대근과 이준석과의 인터뷰가 이들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박대근은 정치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고, 이준석은 20대의 지지를 받는 30대 정치인이다. 전자는 진보의식을 갖고 있지만 현실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과 탈권위주의적이었던 민주당이 바뀌었기 때문에 전향하였다. 후자는 전체주의적인 것 보다 개인주의적이고 불간섭을 강조한다. 보수정당에 있지만 할 말은 한다. 자신을 뽑아준 박근혜 정부에 감사하지만 탄핵은 옳은 일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조국사태의 진보엘리트에 대한 반감이 강한 20대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조자룡처럼 타고난 싸움꾼인 그가 보수정당 내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기대하는 듯하다.
30대의 정치적 변심은 진정 보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실책에 따른 반대급부라면 언제든 진보로 돌아갈 여지가 있어 보인다. 저자가 변심의 주요인을 민주당의 탈권위주의의 약화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추구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색깔은 언제든 다양하게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변심의 가장 큰 이유는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 개인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주었기 때문인데 추후 경제적 정책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가 30대는 물론 20대의 정치성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흥미로운 세대 고찰론이다. 진보 성향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