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기차 타고 즐기는 일본 온천 50 - 일본 온천 여행, 패키지로 가지 마라!
박승우 지음 / 덕주 / 202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30여 년간 일본과 무역을 하며 160여 차례 일본여행을 했고, JR패스를 이용해 전 노선을 여러 차례 완주하였다. 친지나 지인들의 소규모 그룹 일본 기차여행도 진행하였다니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여행서가 기대된다.

책은 일본을 동서로 나누어 12개의 JR패스를 이용해 갈 수 있는 온천 50곳을 소개한다. 동부는 홋카이도와 도쿄, 나고야 중심 지역이고, 서부는 교토, 시코쿠, 큐수섬을 포함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추천한 8개의 온천은 쿠로나기 온천을 제외하고 전부 동부지역에 위치한다.

여러 코스 중에서 도쿄를 중심으로 한 'JR도쿄 와이드패스 3일권'을 이용할 수 있는 코스가 마음에 든다. 이 패스로 갈 수 있는 온천은 일곱 군데인데, 그 중 구사쓰온천, 시마온천, 만자코겐온천은 저자가 서문에서 강력히 추천한 온천들이다. 10여 년 연속 일본 온천 인기 1위인 '구사쓰 온천'은 츄부의 '게로 온천'과 간사이의 '아리마온천'과 더불어 일본 3대 명탕 중 하나이다. 산성이 강해 온천치료를 하고, '시마온천'으로 넘어가 보습과 피부미용에 좋은 온천수로 마무리하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시마온천에는 420년된 목조 료칸인 세키젠칸이 있는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라니 한 번 방문하고 싶다. '만자코겐 온천'은 같은 이름의 호텔에서 8색의 온천을 즐길 수 있지만, 구 가루이자와 긴자에서 다양한 상점을 돌아보며 걷는 것도 꽤 흥미롭겠다. <설국>의 배경인 '에치고유자와 온천'은 눈 속에서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고 '설국관(유키구니칸)'에 들러 생활상과 역사를 구경하고 설국의 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묵은 다카한의 방과 문학자료실도 둘러보면 좋겠다. 모델코스 일정표를 보니 3박4일에 부지런히 움직이면 두 곳 정도의 온천을 다녀 올 수 있겠다.

온천여행은 쉼을 목적으로 하는만큼 료칸에서 온천도 하고 지역의 다양한 음식도 먹고 즐기면 좋겠다. 다양한 종류의 회는 물론, 초밥, 조림, 소바, 에키벤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본 음식은 물론 고가의 음식도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 홋카이도의 양고기와 야채를 구워먹는 징기스칸이나 일본 최고의 와규로 꼽힌다는 고베규, 츠이야마가니(대게) 요리, 전통 료칸의 정성스런 카이세키 요리말이다.

꼼꼼한 정보와 함께 다양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어 읽으며 현지 느낌이 든다. 온천물의 다양한 색과 일본 전통 료칸 안밖의 모습, 유럽풍의 주변 별장들, 아기자기한 거리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온천이 이렇게 다양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도 신기하다. 산 꼭대기에 있는 노천탕, 눈 속에 있는 노천탕, 바닷가에 있는 노천탕. 주로 호텔에 딸린 실내 공중 온천이나 개인 방에 조그맣게 마련된 노천탕에서 즐기던 온천을 자연 속 노천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홋카이도의 유노카와 온천 열대식물원 입구에 원숭이가 사람처럼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는 모습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라 매우 이색적이다. 다양한 열차의 모습도 정말 가지각색이다. 현대적으로 세련된 열차는 물론 레트로하게 뭉툭한 느낌의 열차에 색도 다양해서 정말 일본이 열차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겠다.

뱃부 바닷가에서 천연모래찜질 온천을 즐긴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코로나로 인해 실내 공중 온천이라면 아직 두려운 상태이므로 선뜻 내키지 않지만 노천온천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교통비가 워낙 비싸 패키지로 가곤 했지만, JR 패스를 잘 이용한다면, 기차 타고 내 마음에 드는 료칸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온천에서 온천으로 이동하며 즐길 수 있겠다. 생각만해도 뜨끈하고 편안해진다.

정성이 가득 담긴 자료집과 같은 여행서다. 이 책 하나면 일본 온천에 대한 정보는 완벽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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