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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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 경제가 무엇이 문제이기에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하는가? 이 책이 궁금하다.

1960년대 이후 우리는 정부주도-재벌중심의 수출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금융과 부품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해외에서 차관을 빌려와 기업들에게 나눠주고, 그 돈으로 부품과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받은 달러로 차관을 갚았다. 197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하에 대기업의 수직계열화가 나타나고 재벌이 형성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국특수(준간재와 최종재 수출)와 ICT산업 특수로 고도성장을 이어나갔지만, 고부가가치 중간재와 특수재 산업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2011년 이후 정부주도-재벌 중심의 경제성장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무역특화지수 감소하고, 주력산업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 이후 미래는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을 목표로하는 기업환경의 변화와 플랫폼 노동자 문제가 대두하며 더이상 정부주도-재벌중심의 경제구조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없게 되었다.

경제발전단계에 따라 성장전략이 바뀌어야한다. 우리나라도 모방형성장전략에서 혁신형 성장전략으로 그 전략을 바꿔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룰수있다. 미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였던 것은 혁신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는 IT와 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혁신경제체제로의 전환이 시작되던 때에 창조적 파괴를 지향하며 대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서유럽의 성장률 지체는 우리와 같이 국가대표격인 대기업을 키우는 전략에서 빠르게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탈수직계열화가 이루어져야한다. 국내 대기업에만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시켜야한다. 그래야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강한 중소기업이 수익을 내고, 직원의 임금도 올리고, 모두 대기업에만 취업하려는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문제는 재벌이 이미 정치권력화 되어 사회 전반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체가 쉽지 않아보인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재벌개혁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재벌총수나 고위임원들이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소수주주 동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소수주주뿐아니라 국민연금과 같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지나치게 높은 제조업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구조를 바꾸어야한다.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겨지고 있는 '아시아 금융허브'를 서울에 두는 것에 대한 제안이 신선하다. K-문화 확대로 우리나라가 외국인들의 호감을 사고 있어 서울 유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니 긍정적이다. 금융허브가 되면 법률, 회계, 컨설팅과 음식, 숙박과 같은 관련 서비스산업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으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이 좀더 쉽게 진행될 것 같다.

더이상 국제 경쟁력이 있는 재벌에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니라, 강한 중소기업이 대거 등장해서 혁신적인 기술로 국내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또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의 전환 역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으니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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