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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삶 -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나이 50이 넘었는데도 읽기 힘든 주제이다.
16세의 아람, 소영, 강이는 함께 어울려 다닌다. 가출을 하고 어른들의 세계에서 이리저리 치이다가 소영의 한마디로 집으로 돌아온다. 학교의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이 아이들을 건드리지 못한다. 소영이는 예쁘고, 공부도 상위권이지만 자기보다 우월한 아이들 꼴을 보지 못한다. 도전하는 애들은 잔인하게 처단된다. 아람이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려서 집보다 밖이 더 편한 아이로 셋 중 가장 불량해보인다. 고양이에 대한 애착이 심해 소영과 갈등하지만 결국 소영에게 항복한다. 의외로 이도 저도 아니면서 개성도 강하지 않은 주인공 강이가 소영에게 잔인한 복수를 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좋아하지 않는 장르다. 십 대의 학교 폭력, 왕따, 가출, 성폭행, 살인미수에 이르기까지. 교복을 입은 공부에 지친 여학생의 모습이 아니라 사회의 어두운 면과 전투를 벌이는 소녀의 모습이다. 읽으며 너무 힘들어 그만두려고 했지만 결국 끝내면서도 손이 덜덜 떨린다.
이러한 문제는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도 어쩌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라면 비겁한 걸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는 그저 친구따라 친구가 가출하자고 하면 하고, 귀가하자면 귀가하는 친구 말을 잘 듣는 강이다. 그런 강이는 소영의 눈에 속도 없이 이리저리 붙어다니는 아이로 자신의 라이벌감도 되지 않았을 게다. 평소 생각대로 무심코 뱉은 "읍내동에 사는 주제에"라는 한 마디에 강이는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자존감이 매우 낮은 아이가 이 말 앞에서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왜 그런말을 했냐며 대결을 치루고도 벼르고 별러 최악의 일을 저지른다. 아주 평범해보이지만 말 한마디에 아주 잔인한 사람으로 변해버린 가장 두려운 존재다.
소설 속 어른은 무력하기만 하다. 강이가 가출했다 돌아와 강아지와 놀며 웃자 아버지가 "좋니"라고 한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비아냥으로 느껴진다. 아이들은 이런 감정에 매우 예민한데 아버지의 태도가 강이를 잡아주지 못하고 있다. 한편 딸을 부둥켜 안으며 돌아와 고맙다고 한 엄마는 어떤가? 강이의 두 번째 가출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은 엄마가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정화수에 절만 하며 보이지 않는 것에 빌기만 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아이들의 세계가 너무나 공고해서 어른들이 껴들수 없었을까? 의문만 무성하게 만들면서 무력하게 소설을 끝냈다.
저자의 자서전같은 소설이라 더 안타깝고 자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