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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 민주주의 윤리의 미완성
윤화영 지음 / 성안당 / 2022년 6월
평점 :
한국 자유민주주의는 위기일까?
저자는 우리나라가 서구가 개발한 계약론을 충분히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서구처럼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17세기 영국의 홉스와 로크의 계약론에서 시작한다. 국가나 정부가 개인의 자유, 평등, 인권을 보장해주는 계약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시작된다. 그러나 이 이론은 각 나라마다 처한 환경과 역사적 배경이 다른 상태에서 발전되기 마련이다. 저자가 언급한 '선진 자유민주주의 사회'와 다르다고 해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주장은 의아하다.
저자가 지적하는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유교적 전통윤리와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아 위기라고 비판한다. 왕이 알아서 백성을 보살펴 주는 '민본주의'와 혼돈해서 우리는 정부나 국가가 알아서 국민을 보살펴야한다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고 한다. 또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따랐던 소련의 붕괴가 공산주의의 문제점 때문인데 우리가 이러한 사상에 영향을 받아 재분배 문제를 사회주의식으로 풀어가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소련의 붕괴가 공산주의 문제점 때문도 있었겠지만, 미국이 환율을 무기로 일본을 2인자 자리에서 몰아냈듯이, 소련도 유가 하락을 무기로 붕괴시킨 것이라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공산주의 문제점만으로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저자는 경제적 불평등과 재분배에 있어서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차혁명이 도래하면서 점차 평등한 기회를 박탈당하며 글로벌 빅5가 전세계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일자리도 줄어가고 있다.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한 소수의 집단에게 부가 집중되고, 점차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므로 부의 재분배에 대해 논의하고자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존 로크시대의 정신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자본주의의 변화에 따른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특정계층에만 적용하는 인권이 아주 많다며 '인권과잉국(98)'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의 언급대로 공무원연금이나 군인연금 등 특정계층이 특혜를 받는 것의 문제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소외계층은 엄연히 존재한다. 노동자, 학생, 여성인권을 언급했는데 여성인권을 예로 들자면,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체제 속에서 여성인권을 부르짖는 단체가 늘어남에 따라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믿는다. 약자와 강자의 구분이 마르크스에서 왔고, 자유민주주의에서는 모든 인간은 능력이 있어 평등하다고 주장하지만, 엄연히 현실에서 약자가 존재하고 이에 대한 차별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 '여성인권'을 주장할 필요가 없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자유민주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17세기의 홉스와 로크의 계약론을 정리하고, 유교중심의 전통 윤리와 사고에 대한 비판은 김태길 교수의 <변혁시대의 사회철학>에 저자의 논의를 발전시키고, 사회주의 이론은 19세기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와 레닌의 혁명전술을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홉스와 로크 편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한다. 그런데 논리적 흐름이 좋아 잘 이해되다가 간혹 공산당을 '악마(168)'로 공산주의자를 '괴물(169)로 표현하여서 흐름이 끊긴다. 감정을 배제하고 논리적으로 기술했다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한국 자유민주주의는 위기일까? 민본주의와 민주주의를 혼동한다고해서 위기인가? 마르크스의 공평분배를 바탕으로한 복지사회를 추구한다고 해서 위기일까? 의문이다.
어떠한 참고문헌도 없다는 것이 설득력을 약하게한다. 예민하고 논쟁거리가 될 만한 인권, 재분배, 평등에 관한 이슈를 근거를 가지고 설득했어야하지 않나싶다. 비판적으로 읽기를 조언한다.
반대의 의견을 표하는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