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 랩콘스튜디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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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처한 상황은 위기 그 자체이다(17)."


저자는 70년대 미국에 유학하며 그들의 경제적 풍요를 부러워하고, 80년대에서 90년대에 미국 못지 않은 풍요를 향유하다가, 90년대 말 버블경제 붕괴를 경험하고, 아베노믹스 이후 197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현재의 일본을 다 겪고 있는 경제학자이다. 현재 일본이 무엇이 문제이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해결을 제시한다.


현재의 '가난한 일본'을 만든 원인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아베노믹스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책적으로 지속적인 엔저를 유지하여서, 수출 주도의 기업들은 별다른 노력없이도 환율로 인한 이익을 발생시키고, 높은 수입물가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전략을 써왔다. 다른 나라들이 위기에 정부와 기업이 혁신을 이루며 성장하고 있는 사이 일본은 섬 안에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해결방법은 엔저정책 탈출과 기업의 기술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다. 정치계의 엔저탈출 노력은 기업에게 위기의식을 부여할 것이고, 경쟁력있는 인재를 찾게 될 것이다. 대학은 그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미래 산업과 관련된 학과를 중시할 것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얼마나 미래산업과 관련된 학과를 공부하느냐를 알려주는 '국가별 대학 수준과 정보화 진행도(149)'를 가지고 설명한다. 미국과 영국의 대학은 상당히 높은 정보화 진행도를 보이고, 독일과 중국은 제조를 기반으로 디지털화를 차근히 이루고 있다. 한국은 미,영보다 낮지만 독일,중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대학이 질적 수준이 높은데다 정보화를 실현했고 경제성장에 필요한 인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반면, 일본은 최하위다.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경쟁력이 낮은 상태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도 많지 않은 나라라면 그 미래는 밝지 않다고 단언한다. 일본이 나아가야할 길을 보여준다.


위기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인지 저자는 선진국 대표로 미국을, 신흥국 대표로 한국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 선진국인 미국은 위기를 겪으며 고도의 서비스 산업구조를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루었기 때문에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한국도 G7에 포함시켜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러 지표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다. 각국의 시총 1위 기업인 애플, 도요타, 삼성의 재무상황 비교는 흥미롭다. 기업들이 속한 산업을 보면 각국이 어디에 힘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애플은 펩리스에, 도요타는 자동차제조업에, 삼성은 그 중간이다. 당연히 도요타의 생산성이 삼성보다 뒤떨어지고 애플의 생산성은 이 둘을 압도한다.


일본이 당면한 재분배 문제도 엔저탈출과 고도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가 바뀌면 해결된다. 성공적으로 개혁이 시행된다면, 20년째 오르지 않고 있는 일본의 임금이 상승하고, 고령화로 인한 세수도 부담할 수 있다. 임시방편적인 대책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일본의 재분배 제도가 경제 버블시기의 것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계속 반복해서 문제와 해결방안을 설명하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 시행이 그리 녹록하지 않음을 토로한다. 수십년간 해온 습관과 관습을 바꾸지 않으려는 태도가 문제다. 과거 일본이 경제적 우위에서 지켜보던 한국이 지금은 따라가야하는 경쟁국이 되었다는 경각심을 의도적으로 반복한다. 미래를 향해가는 방향이 맞다면 경쟁국이 무슨 의미일까. 일본 안에서의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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