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의 나주 수첩 1~2 세트 - 전2권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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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오랜 세월 남도의 중심이었으나 구한말 이래 쇠락 일변도를 걸어왔던 나주.

혁신도시가 가져다준 소중한 반전의 기회와 다른 어느 곳보다 풍부한 역사문화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잃어버렸던 과거의 영광을 반드시 재현해야한다."

(1권 33쪽)

저자의 전작 <송일준 PD 제주 한 달 살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엔 '나주 오래 살기'라는데 왜 나주일까? 의문은 금새 풀린다. 저자가 어려서 자란 곳이고, MBC광주 사장을 하며 자주 들렸던 곳이고, 제주여행 때부터 생각해 놓은 곳이란다. 개발할 자원이 많지만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도시. 7개월간 머물며 이곳저곳을 탐방한다. 그리고 개개인의 노력에 비해 공적 지원이 아쉬움을 표한다.

나주 지역 탐방을 통해 다양한 지역 산업 홍보를 목적으로 쓴 듯하다. 그래서 여행자의 느낌보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기사거리를 찾는 기자와 같은 느낌이 강하다. 독특한 카페며, 숙소, 역사적 장소, 전통이 깊은 곳들을 소개하고 그 주인장들의 인터뷰를 담는다. 혁신도시와 원도심으로 구분되는 나주에서 원도심의 도시재생을 통해 애쓰는 지역주민들이 만들어내는 노력을 전한다. 늘 인터뷰의 끝에는 뭔가 아쉬움을 적는다.

얼마 전 '한국인의 밥상'에서 나주소반을 만드는 무형문화재 장인과 그 상을 사간 사람이 요리를 준비해 대접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 책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 김춘식 옹과 천수봉 요리명인이다. TV에서는 간단하게 상 만드는 과정 일부와 요리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책에서는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도 소개된다. 김춘식옹은 나주반 무형문화재가 된 이후에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전통을 지키려 노력하였다. 현재 그의 소반은 하나에 백오십에서 이백만원이라고 한다. 요리명인 천수봉님의 요리는 눈으로 보기에도 정갈하고 예쁘다.

많은 사진과 더불어 사장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 있어서 가보지 않았는데도 그 가게에 대해 훤히 아는 듯한 기분이다. 내외부 사진이 같이 있는데, 코로나 시국이어서 한산하다.

가보고 싶은 곳을 몇 군데 메모해두었다. 13만평의 광대한 못에 핑크색 연꽃이 가득 피는 '우습제'에 가보고싶다. 흰색 연꽃이 아닌 분홍색 연꽃이 피는 장관을 걸으며 감상할 수 있다. 연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홍색의 독특함이 궁금하다. 그리고 나서 '나주 곰탕집 거리'에서 뜨끈한 맑은 곰탕을 먹고, 저자가 책에서 여러번 언급한 '1989삼영동 커피집'도 한 번 들러 차를 마셔보고 싶다. 템플스테이처럼 일반인도 피정할 수 있다는 글라렛건교수도원에도 머무르며 관심있는 카톨릭에 대해서 알아보고 힐링도 하고 싶다.

제주도 책과는 다르게 이 책에는 지도가 없다. 가보고 싶은 곳이 몇몇 생겼는데 지도를 열고 확인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아무래도 저자에게 익숙한 지역이라 지도를 만들지 않은 것인지 좀 아쉽다. 저자가 소개한 곳이 지도 어디쯤인지 표시를 해주었다면 나주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한 독자들이 미래에 나주를 방문하기 위해 여행경로를 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다.

저자가 영어, 일어, 중국어를 잘 한다하니 각 나라에 오래 살기를 하면서 그 곳에 대해 책을 쓰면 어떨까하는 저자에 대한 기대를 해보았다. 그래서 저자의 최근 상황을 체크하러 페북에 들어가보니 나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조금 아쉽지만, 나주 구석구석을 다녀보며 정치가가 되어 나주발전을 위해 일하려나보다.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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