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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버리고 어쩌다 빵집 알바생 -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개띠랑 지음 / 루리책방 / 2022년 1월
평점 :
저자 필명이 '개띠랑'이다. 이름만큼 톡톡 튀는 글이 기대된다.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던 저자는 방송관련 업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한다. 가수들의 무대영상을 디자인하는 일이라니, 듣기만 해도 멋져보인다. 그러나 실제 업무환경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주6일 근무라니.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번아웃이 예상된다. 직장을 한 번 옮기고, 여전히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인 후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퇴직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집앞 빵집의 알바를 시작하며 혼자서 고군분투했던 서울생활보다 가족과 함께 지내는 생활에 안정을 찾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20대후반인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빵집 알바를 하며 저자가 직장다니면서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여유가 없었던 직장생활에서 '이 또한 지나간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좀더 마음 편히 일했을 것이라든가, 직장에서 맘맞는 동료가 있어 위로받았다면 어려운 고비를 그럭저럭 넘기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며 조금씩 성숙해지는 모습이다. 무슨 일을 하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를 찾는 일은 꼭 필요해보인다. 일에 치여 살더라도 잠시 나다운지 점검해볼 일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좀더 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밀어부친다면 어느 일도 오래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자신에게 빡빡하게 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어찌 되었건 저자는 일러스트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세웠다니 퇴직을 하고 빵집 알바를 하며 어느 정도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된 것같아 부럽다. 게다가 귀여운 삽화가 가득한 이 책을 펴 낸 것으로 어느 정도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간 게 아닌가 한다. 꼭 직장을 다녀야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느려도 괜찮으니 내 속도에 맞춰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