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의 어릿광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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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으로 이 책은 선물과 같다. 7편이나 되는 단편이 수록되어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2015년 출간된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말에 출간됐다.

7편의 단편은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옴진리교를 연상하게 하는 한 사이비 종교의 송염의식 중에 죽은 신도이야기부터, 미워했던 새엄마의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된 딸의 복잡한 심정이 담긴 이야기, 환청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이야기, 야구 투수가 던지는 투구의 과학적 분석, 쌍둥이의 텔레파시, 흔들의자에 앉은 피살자 사진으로 힌트를 얻은 이야기, 살인의 경험을 느끼려는 배우의 이야기까지 모두 흥미진진하다.

특히 까다롭고 냉정해보였던 유가와 교수가 인간적으로 따뜻한 마음을 드러낸다. '보내다'편에서 쌍둥이 동생이 언니의 습격을 텔레파시로 알았다고 진술하지만, 유가와 교수는 텔레파시를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밖에 말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 가족들의 숨은 이야기를 듣고 유가와는 이를 역이용해 범인을 잡는다. 경찰에게는 사건의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사실 유족들은 사건해결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야한다. 그 가족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유가와 교수의 배려가 따뜻하다.

흥미로운 것은 '서브리미널(Subliminal) 효과'를 이용해 타인을 조종하는 것이다. 이 효과는 잠재의식을 이용해 타인을 조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광고에서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할 저음이나 짧은 문구를 반복적으로 들려줌으로써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 브랜드를 구매하도록 조종한다는 것이다. 검색해 보니 방송심의규정에 '방송광고는 시청자가 의식할 수 없는 음향이나 화면으로 잠재의식에 호소하는 방식을 사용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설도 있다. 어떠한 물건을 살 때 이유없이 선택하게 되면 내가 서브리미널 효과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일이다.

단편이다보니 이야기와 사건의 전개가 엄청 빠르다. 꾸물거리지 않고 범죄 상황을 바로 알려주고, 범죄 동기에 대해 비중있게 이야기한다. 히가시노의 소설이 그렇듯이 범죄 자체보다 범죄를 저지르게된 동기와 배경이 늘 상세하고 여운을 남긴다. 범죄 자체는나쁘지만 그 배후에 안타까운 사연도 귀담아 듣게한다. 공감하고 미워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장편만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소장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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