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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아멜리 노통브는 25살에 <살인자의 건강법>(1992)을 발표한 이래 20년이 넘는 동안 매해 작품을 발표했다. 이 책은 2017년 작으로 모녀관계를 비롯한 여자들의 이야기에 촛점을 맞추었다. 늘 그렇듯 200쪽이 안되는 분량이지만 신랄하면서도 발랄한 문체는 매력적이다.
19살 마리는 이제 부터 화려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게다가 그녀의 미모는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갖게 되고 서둘러 결혼한다. 첫 아이 디안이 태어나지만 마리는 자신의 화려한 인생을 접게 만든 이 아이에게 냉랭하다. 디안은 커가며 동생들에게와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조부모와 함께 산다.
아주 어린 아이도 엄마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가? 디안이 조숙한 것인가? 말로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상대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온 몸으로 느끼는 듯하다. 디안의 애정결핍은 성장하여서도 지속된다.
의대에 진학한 디안은 심장내과 올리비아 교수가 정교수 자격증을 따도록 헌신적으로 돕는다. 디안은 왜 올리비아에게 온 정성을 다하는 것일까? 엄마의 롤모델을 그녀에게서 기대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올리비아는 남을 경멸하는 사람이다. 정교수가 되기 전에는 정교수들을 경멸하고, 성적이 나쁜 딸을 돌보지도 않으면서 경멸하고, 심장병 환자들을 경멸한다.
심장은 마음이고 사랑이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그리 갈구하지 않으면서 엄마에 대한 사랑만을 갈구하는 상황이 자못 당황스럽다. 세상에 좋은 아빠도 많은데 말이다. 충격적인 결말과 상처입은 아이를 받아주는 디안의 마지막 장면이 따뜻하다. 아마도 디안은 엄마와는 다르게 사랑으로 환자를 돌보고 올리비아의 딸을 돌볼 것이다.
어른이라고 다 성숙한 것은 아니다. 엄마가 되었지만 아이와 경쟁하는 엄마. 상처를 입는 아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계를 잘 극복하는 것은 아이의 몫인 듯하다. 노통브의 팬이라면 이 책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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