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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양장) ㅣ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종권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아름다운날 / 2015년 12월
평점 :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시인, 사상가, 정치가이다. 정치적 탄압을 받아 망명지에서 13년에 걸쳐 집필한 <신곡>은 중세사상과 세계관이 집약되어 있으며 르네상스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책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각 33곡과 서곡을 포함해 총 100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테가 1300년 4월 8일 부터 15일 사이에 지옥, 연옥, 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옥과 연옥은 존경하는 스승인 베르길리우스(고대 로마 최고의 시인)가, 천국은 단테의 사랑 베아트리체가 인도한다. 9살에 처음 만난 후 스물네 살에 요절한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사랑과 구원의 여인이다.
지옥은 9단계로 아래로 내려갈 수록 죄가 무거운 자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고, 연옥은 일곱 구역으로 위로 갈수록 좁아진다. 천국은 9개의 하늘로 구성되었는데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고 맨 위 하늘에 하느님이 계신다.
중세 기독교사상에 의거하여 지옥, 연옥, 천국을 구분하지만, 지옥을 지키는 문지기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이다. 기독교와 그리스 신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좀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겠다. 단테가 세 곳에서 만나는 영혼들은 고대 유명한 인물들도 있고, 단테의 정적들도 있으며, 아주 가까운 친척들도 있다.
지옥에서는 살아 생전에 지은 죄에 대해 은유적으로 벌을 받는다. 위선자들은 겉은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고통스러운 금빛의 납 망토를 입는 형벌을, 분열시키고 이간질한 망령들은 몸을 절단하여 분리시키는 벌을,질투에 눈이 멀었던 자들은 철사로 눈을 꿰매어 눈으로 생전의 죄를 회개한다. 다분히 문학적이다.
귀스타프 도레(1832-1883)의 판화로 구현되는데 특히 지옥의 모습은 그 끔찍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벌거벗긴 채 지옥에 떨어진 망령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는데, 뱀굴 속에서 뱀에 온몸이 휘감기고, 갈라진 배 안의 내장을 보이며 비틀거리고, 연기가 올라오는 구덩이에 거꾸로 쳐박혀 다리만 내놓은 모습들이 끔찍하다.
기독교적 기준과 단테 개인의 판단으로 세 곳에 인물배치를 하였기에 감안하며 읽어야한다. 예수 이전에 태어난 위대한 스승조차 연옥에 갇혀 있고,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와 욕심 많은 교황과 추기경은 지옥에 있다.
<신곡>의 원본은 운문이라 운율과 리듬을 중시하여 읽기에 어렵다고 한다. 알기 쉽게 스토리 중심으로 편역한 이 책은 단테의 신곡을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신곡을 읽고 싶다면 이 책으로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