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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승무원 - 서비스와 안전 사이, 아슬했던 비행의 기록들 ㅣ 어쩌다 시리즈 1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5년간 티웨이 항공 승무원으로 일한 경험을 담은 좌충우돌 에세이다.
목차를 넘기면 바로 비행기 내부 좌석과 승무원들의 공간인 갤리가 그림으로 묘사되어 있다. 독자가 '비행기'하면 궁금해할 것을 잘 캐치한 센스가 돋보인다. 에세이와 함께 중간중간에 그림도 저자가 그린 것으로 뭔가 몽글몽글하고 귀엽다.
글이 상큼 발랄해서 기분좋게 해준다. 진지하고 심각하지 않다. 우연하게 승무원이 되겠다고 결심하였고 고되기도 했지만 그때그때 즐기기도 했던 생활이었을 것 같은데 읽으며 왜 그만 두었을까가 궁금해진다. 의아하기도 하다. 실수도 많이 했다고 했지만 이렇게 즐거워하는데 왜 그만두었을까, 그것도 5년이라면 짧은 편인데... 끝에 가서 밝히지만 가족들과 계속 떨어져 있어야하고, 불규칙한 비행 스케줄과 자주 바뀌는 팀원들과의 긴장감에 지쳐 자기만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좀더 일했다면 좋은 사무장으로 따뜻하게 후배들을 챙길 성격인 것 같은데... 읽으며 아쉽다.
승객으로 탔을 때랑 다르게 기내에서 별 일이 다 일어난다. 개, 새, 고양이를 데리고 기내에 같이 탈 수 있는지도 몰랐다. 화물칸에 부치는 줄 알았는데 동행이 가능하다. 또한 비행기 창문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중으로 되어 있지만 창문이 깨지는 것은 비상사태임에 틀림없다. 살찌면 팀장과 면담까지해야하는 것도 조금 놀랍다. 누군가 내 외모를 늘 지켜보고 뭔가 관리가 안된다 싶으면 지적을 받는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기내에서 치근덕거리는 남자는 남자 승무원에게 넘기는 재치도 유머러스하다.
코로나 종식 후 비행기를 타고 떠날 일이 있다면, 승무원들의 모습을 좀더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