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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 45인의 덕후가 바라본 일본 이야기 ㅣ 알면 다르게 보이는 일본 문화 1
이경수.강상규.동아시아 사랑방 포럼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5월
평점 :
다양한 배경을 가진 45명의 일본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일본을 소개한다.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문학, 한국과의 관계와 같이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어느 정도 알려진 내용부터 새로운 내용까지 꽤 상세하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몇 개를 정리해보자.
원래 일본 땅이 아니었던 지역에 관한 설명이 흥미롭다. 최남단 오키나와와 최북단 홋카이도는 일본이 병합한 지역이다. 오키나와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동아시아 해양의 중계지점에 있었던 '유구왕국'이었다. 2차 대전 후 냉전시대에 미군이 자리잡은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국을 지키지 못하고 역사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은 곳이다. 홋카이도는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섬으로 아이누 민족의 땅이다. 원래 '야움모시리'였다.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으나 기록하지 않아 전해지지 않으며 메이지 시대에 일본이 강제 합병시킨 후 본토인들을 삿포로로 이주시켜 동화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차별대우가 심해 인구가 감소하였고, 현재는 자신이 아이누인임을 숨긴다. 찾아보니 폴리네시아계인 호주 원주민에 가까운 민족이다. 키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외모가 일본 본토인과는 달라서 대체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영화나 드라마에 가가 형사역으로 나오는 아베 히로시가가 아이누족이다.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성이 겹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본인은 성이 30만개나 된다. 세계에서 가장 종류가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부분 성이 없었던 서민들이 메이지시대 이후 근처 산과 밭과 같은 토지이름을 자기 성으로 만들어 썼고, 같은 한자라도 다르게 읽으므로 다양한 성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고령화는 일본이나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사회 이슈이다. 노인을 위한 실용적인 정책이 많다. 빈집 재생운동은 집주인이 요양원으로 가거나 사망하면 집을 버리면, 슬럼화가 되므로 젊은이들이 들어와 살기도 하고, 마을 공동체를 위해 새로운 형태로 공공장소로 개조해서 이용하기도 한다. 70세 이상 운전자는 자동차 앞뒤에 고령자 마크(네잎클로버와 시니어의 S를 조합)를 표시하여 다른 운전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편의점은 노인을 위한 헬스케어 상품구매와 상담장소로 이용된다. '개호보험'으로 65세 이상 노인은 간병을 받을 수 있다. 노령화가 급속히 빨라지는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일본과 일본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사소설(작가의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내면을 고백하는 소설)'을 읽으라고 추천한다. 생소하다. 사소설의 초기 작가인 다야마 가타이의 <이불>이라는 소설 요약을 보니 박범신의 <은교>와 유사하다. 중년의 작가가 어린 여성을 제자로 받아들이지만 남자친구가 생기자 이를 질투하여 부모에게 돌려보내며 그녀를 그리워한다. 소설을 빌어 작가 자신의 은밀하고 추한 이중성의 내면을 고백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사소설에 속한다.
일본에 관심이 있어 책을 권해 달라면 이 책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