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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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에서 교육에 힘쓰다 민속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머리말에서 학생들이 우리말에 관심과 흥미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밝힌다. 이 책은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이야기식으로 설명한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말을 언어, 민속, 역사, 식물과 지명, 교훈에서 그 어원을 찾아 설명한다.

우리 민속의 '귀신과 붉은색'을 설명하는데 흥미롭다. 먼저, '귀'는 상대를 해치는 망령이고, '신'은 하늘에서 온갖 현상을 바라보고 인간에게 길흉을 알려주는 존재이다. 귀신은 인간에게 없는 능력이 있어 인간은 귀신을 공경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제를 지내 달래주는데, 귀신이 붉은색을 두려워하므로 붉은색 음식은 상에 올리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예를 들어 제사상에 고추가루를 넣지 않은 나박김치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붉은 과일인 사과,대추,감은 올리고, 붉은 팥으로 만든 시루떡으로 제사를 지낸다. 왜일까? 귀신이 붉은색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잘못된 말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전해온 이야기가 잘못전해진 것으로 실은 귀신은 붉은색을 좋아한다. 붉은색은 귀신을 달래어 무사태평과 만사형통을 기원하고, 해코지를 하지 말아달라고 바라는 색이다. 제사를 모시면서도 생각지도 못했는데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는 한자를 분리하여 뜻을 풀이해 주는데 흥미롭다. 예를 들어, 치매( 癡呆)는 어리석을 '치'와 어리석을 '매'를 써서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치(癡)는 어리석을 치(痴)와 같이 쓰는데, 지식(知)이 병(病)들다는 뜻이고, 매(呆)는 나무 위에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나무 아래에서 입을 벌리고 있어야 열매가 떨어지면 먹을 수 있는데 나무 위에서 입을 벌리고 있으니 어리석다는 의미다. 그래서 "치매는 지식이 축적되어 있는 대뇌가 병들어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는 의미를 가진 질환(290)"이라고 해석한다. 한자에서 온 단어는 이렇게 풀어서 해석해주기 때문에 한자를 외우는데에도 도움이 되겠다.

아는 이야기도 있고 몰랐던 이야기도 있고 잘못 알고 있던 이야기도 있다. 식물과 지명에 얽힌 이야기는 거의 모르는 것이 많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들어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려면 어디서 부터 이야기해야할지 모를 때가 있다.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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