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 지리산 둘레길 편 형제가 함께 간 한국의 3대 트레킹
최병욱.최병선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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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책 <제주올레 한 달 완주기 편>에서 이번 지리산 둘레길 편을 예고했었다. 은퇴한 형과 병을 치료한 아우가 함께 떠난 트레킹 여행은 소탈하고 꾸밈이 없어서 은근 즐겁게 읽었고, 후속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편 마지막 장에 형제가 수료증을 들고 활짝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은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책을 받자 얼른 뒷 편을 찾아보니 역시 종주기념 사진이 나온다. 그런데 형제와 두 여자분들이 함께이다. 누구일까 궁금함을 갖고 책을 읽는다.

지리산둘레길은 전북, 전남, 경남의 3개 도, 남원, 함양, 산청, 하동, 구례의 5개 시군에 걸쳐 있는 도보길이다. 제주도 올레길이 (사)제주올레가 관리하고 있듯이, 지리산 둘레길 역시 (사)숲길이 관리한다. 2007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현재 285km, 21구간을 걸을 수 있다. 각 구간별 거리, 시간, 난이도를 책 초반에 표로 보여주고 있어 어떻게 계획을 짜야할지 감이 잡힌다. 뒷편에는 1인당 소요경비와 식당과 숙소도 정리해 두어 유익하다.

이 둘레길을 걷는데 주의 사항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시간당 2.5km 걷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농작물에 손대지 않는다.' 아무래도 산길이니 무리해서는 안되고, 또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지나며 함부로 침해하지 않아야함을 일깨워준다. 이번에도 저자들은 스탬프를 찍기 위해 '지리산둘레길 스탬프 포켓북'을 구입하고, 완주 후 순례증을 받았다. 6월27일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9월27일까지 3개월간을 걸었다.

제주올레길이 제주 해변을 따라 걷는 길이라면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을 중심에 두고 그 둘레를 걷는 코스다. 지리산 둘레길은 깊은 숲과 마을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겠다. 수많은 종류의 나무와 꽃이 어찌 그리 많은지 처음 들어본 이름들도 많다. 사진으로 소개해주고 있지만, 비슷비슷해보인다. 실제로는 구분하지 못할 듯하다. 식물학자처럼 그 많은 나무와 꽃을 구별하고 심지어 버섯을 채취해서 저녁상에 구워먹는 호사까지 누리다니 산은 아는 이에게만 선물을 주는 것 같다. 전라도 음식은 긴 말이 필요없다. 기사님식당의 아침 식사가 밥국을 제외하고도 12종류의 반찬이고, 지리산 흑돼지와 한상차린 한정식은 푸짐하기가 이를데 없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풍요와 맛이 느껴진다.

각 코스의 특징을 제목으로 알려주므로 미리 알고 시작하면 좋겠다. 예로, 2코스인 운봉-인월에서는 동편제 창시자 송흥록 생가와 국악의 성지를 둘러 볼 수 있고, 10코스인 위태-하동호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지 않아 오지와 같은 느낌으로 걷다가 송이버섯과 영지버섯을 채취하는 행운도 얻고, 15코스인 원부춘-가탄에서는 차밭을 걸을 수도 있다. 후기를 보니 이번 지리산 완주는 코로나가 극성이었던 시기여서 숙박이며 식당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용케도 완주하였다.

사진 속의 여자 두 분에 대한 이야기는 사진이 실린 뒷 장에 설명이 있다. 10남매의 장남인 최병욱 저자와 아내 진성화님, 의외의 멤버인 셋째 제수씨 노희자님과 일곱째 동생 최병선 저자다. 네 분이 함께 숙박하시기에 불편할 듯한 관계인데, 이미 주말마다 1박2일로 전국의 100대 명산을 함께 한 동지들이라 전혀 그렇지 않았다한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라면 형식적인 관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부럽다.

제주올레길에 이어 지리산둘레길까지 완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울러 형제의 다음 코스는 어디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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