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염 : 모빠상 단편집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기 드 모파상 지음, 이형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여자의 일생>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빠상(1850-1893)은 1880년 소설 <비곗 덩어리로>문단에 등단한 이래 300여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였다. 이 책에는 정염(情炎, 불같이 타오르는 욕정)을 주제로한 단편 20편이 수록되어 있다.

20편의 단편은 제목과 같은 '어떤 정염'을 비롯하여 옛시절, 달빛, 행복, 초상화, 머리채 , 여린 병사, 회한, 소작인, 미쓰 해리엇, 의자 수선하는 여인, 미망인, 사랑, 무덤, 베르뜨, 밀회, 어떤 이혼, 현명한 남자, 고백, 어떤 아들이다.

각 단편은 10장 이내로 짧다. 비교적 상세한 배경 설명과 인물묘사는 부족함이 없으나, 이야기의 끝은 긴 여운을 남긴다. '어떤 정염'은 한 장교에게 반해서 가족을 버리고 그에게 매달리는 한 여자가 등장한다. 남편이 찾아와 돌아와 달라고 빌어도 여자는 듣지 않는다. 장교는 그녀의 남편에게 "선생님, 우리 두 사람이 참으로 불쌍합니다."라고 위로하며 끝난다. 정염에 빠진 여자때문에 사랑이 식은 장교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남편 모두를 불쌍하다는 의미인지 새겨 보게 된다.

반전의 이야기를 가진 '고백'은 단숨에 읽힌다. 언니의 결혼상대가 결혼 전에 죽어 버리자 언니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기로 하고 혼자 산다. 곁에서 지켜보던 여동생 역시 그런 언니가 애처로워서 처녀로 같이 늙어간다. 그러던 동생이 임종에 이르러 하는 고백은 반전이다. 이룰 수 없는 자신의 사랑 때문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깨버린 잘못된 사랑, 그러나 용서를 구하는 동생을 포용하는 언니의 사랑. 하나의 영화로 만들어도 부족함이 없을 스토리 라인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뜨거운 사랑을 하거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랑은 늘 한 쪽이 다른 한 쪽보다 더 커서 갈등을 일으키거나, 함께 사랑하다가 먼저 식어버린 사랑으로 괴로워하거나, 상상에만 존재하는 사랑을 찾으려 애쓰거나, 남을 불행에 빠뜨리는 사랑을 하거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상상력이 풍부한 저자의 20편의 다양한 사랑의 양상을 만날 수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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