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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차이나 - 중국이 꿈꾸는 반격의 기술을 파헤치다
박승찬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역사적으로 미국은 세계 2위로 올라선 국가에 대해 늘 견제를 해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었다. 과거 소련에게는 유가를 이용해서, 일본에게는 환율로 각각 그 나라의 경제가 맥을 못 추리도록 했다. 이제 세계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시작되었다. 5G 통신망 화웨이 제품 보이콧, 틱톡 사용 금지로 시작되는 견제에 대해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미중패권경쟁에 맞서는 중국의 혁신전략을 알아보자.
저자는 칭화대에서 경영학박사를 받은 중국 전문가이고 한국 기업의 대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이론과 실무를 겸한 중국통이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중국식 혁신, 반격의 서막, 2장 중국식 혁신 현장을 가다, 3장 중국이 꿈꾸는 반격의 기술, 4장 한국vs.중국, 미래혁신의 승자는?
중국은 정치적으로 공산국가이면서 경제적으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다. 강력한 정부의 계획경제정책과 보호주의 안에서 민관의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와 같은 미국 인터넷 기업의 유입을 차단하여서 미국의 기술과 비즈니스를 모방한 바이두(구글), 알리바바(아마존), 웨이보(트위터)가 성장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들을 중국시장에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받아들였다가 중국기업이 기술을 습득한 후에는 여러가지 규제를 통해 퇴출시킴으로써 자국의 기술력을 보호해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제조2025(2015-2025)'는 4차산업혁명의 마스터플랜이자 산업의 고도화 전략이다. 반도체 핵심기술, 부품, 소재처럼 고부가가치품목의 중간재를 자급자족하는것이 핵심목표다. 아울러, 홍색공급망은 중국의 배타적인 자국 완결형 가치사슬을 의미하는데. 대만에 의지하던 컴퓨터 생산을 자립하였을 뿐 아니라 대만의 D램, LED,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4대 산업은 이미 중국산으로 대체하였다. 중간재의 자국산 대체는 대만을 넘어 우리나라에게도 위협적이다.
과연 기술경쟁력에서 한국이 중국에 앞서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책을 읽기 전과 후가 다를 것이다.
중국은 앞서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 뚜렷한 장기계획 목표와 KPI 설정으로 민관이 한 곳을 향해 협력하며 강력한 혁신을 이루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AI 교육을 초중고교 정규 수업에 넣을 정도로 미래 준비에 열심이다. 해외에서 또 국내에서 고급 인력을 모아 기술혁명을 위한 연구에 투입시키고, 장차 노벨상 수상자를 길러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진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선개방 후규제의 유연함으로 벤처와 스타트업이 일하기에 좋은 나라가 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현재 뒤쳐져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다. 초고속 인터넷, 뛰어난 인재, 반도체 강국의 한국이 4차산업을 받아 들이는데 있어 규제에 막혀 지체되고 있는 동안 중국은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일본의 무역규제로 우리나라 역시 소부장 자립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중국이 중간재를 자립하는 홍색공급망을 확대하고 있어 '한국패싱'으로 중국과 일본이 직접 거래할 우려도 있어 보인다.
중국 정부가 세우는 수많은 이름의 장단기 계획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숫자와 목표는 위기의식을 일으킨다. 주요 목표는 세계1위, 미국을 추월하는 것인데, 상당히 노골적이다. 소리소문없이 공산당 일당 지휘하에 계획경제가 큰 그림에서 착착 진행되고 있고, 민간에서는 개방경제를 통해 선진기술을 흡수 발전시키는 모습에서 놀랍도록 앞서가고 있는 중국의 모습을 느낄수있다.
10월29일 끝난 '5중전회' 발표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은 자립경제로 세계 최강국 도약을 목표로 한다. 반도체 기술 및 소부장, 양자컴퓨터, 신에너지 차량에 독자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모두 중국이 약한 분야이며 이를 극복하겠다는 결의가 들어가 있다. 과거 업적을 봤을 때 이 계획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미중 무역분쟁에 임하는 중국은 기존의 소련이나 일본처럼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의 자세다. 우리는 중립을 지키며, 실리를 취해야 한다. 정치외교적으로는 미국이나 중국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서면, 두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로 실리를 취해야할 것이다.
미중 패권경쟁에서 중국의 대응에 관심이 있거나, 4차산업혁명에서 세계 최강국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의 현 상황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일독해야할 책이다. 상세한 설명과 잘 정리된 도표가 돋보이고, 중국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재를 되짚어주는 지적을 통해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