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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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손미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읽으며 그녀의 이국적인 유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읽었었다. 그러면서 귀국 후 책까지 출판하다니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남들이 보기에 늘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녀이기에 이 낯선 제목의 책 내용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서문을 읽으며 전해오는 아픔이 느껴진다. "열심히 살아온 줄 알았는데, 사실은 열심히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늘 긴장된 생활을 하며 살아온 저자의 삶에 내 모습도 투영되어 몰입하게 된다.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안될까봐 조바심을 내고, 자유로운 영혼과는 거리가 먼 자기 관리로 단련된 사람. 해내야만 하는 일들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현재를 즐기는 나 자신이 되고 싶다는 저자는 어떤 해결책을 찾았을까?

책은 4부로 되어 있다. 1부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2부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되 돼, 3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 4부 지금 이순간을 사랑하는 연습.

모처럼 쉬러간 태국 리조트에서 예상치 못한 우울감과 무기력을 맞닥드린 저자는 마음의 위로를 받기 위해 구루를 만난다. 그를 통해 자신의 정신이 마음과 몸에 상처를 입히고 있음을 자각한다. 내 안의 정신을 잠재우고, 대신 마음과 몸을 사랑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버킷 리스트에 써 두었던 쿠바에서 살사 춤을 배우며 한 달을 살고, 코스타리카 히피 마을에서 두 달을 살며 요가를 통해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또 다시 이탈리아에서 한 달을 살며 다른 사람과 천천히 관계 맺기를 연습한다. 여행 끝에, 다시 구루에게 돌아와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

코스타리카의 히피 마을이라니. 생각만 해도 자유가 느껴진다. 서핑 강사의 "널 가로막는 네 안의 두려움에 굴복하지 마"라는 철학적인 말은 얼마나 멋진가. 마음과 몸과 정신이 모두 한 곳에 있어야 하는데, 정신 혼자 저만치 앞서 가서 마음과 몸을 힘들게 한 지난 시절을 요가를 하며 위로 받고, '행복함'을 느끼는 모습이라니, 문득 <Eat, Pray, Love>의 주인공의 마음상태와 그녀의 마음이 비슷하고, 그 해결법으로 여행을 떠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직장인들이 일에 쫓기듯 살며 마음과 몸을 챙기지 못하는 듯하다. 너무 열심히 살다보면 저자와 같은 번 아웃 상태가 오는데, 이를 방지하려면 잠시 눈을 감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거나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과 몸에게 힘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저자와 같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현재를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말이다.

100일 간 태국, 쿠바, 코스타리카, 이탈리아에서 자신을 위로하며 보내 시간을 담담히 쓴 에세이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몰입해 읽을 수 있다. 마음과 몸이 힘든 사람이라면 한 번 읽으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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