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 - 오늘도 나이스 샷을 꿈꾸는 보통 사람의 골프 이야기
이경 지음 / 뜻밖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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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명한 프로 골퍼의 골프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초보 골퍼가 3개월간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하고 처음 필드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책이다.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3개월 후에 첫 라운딩을 하기로 한 저자는 미루고 미루던 골프 레슨을 받기로 한다.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스포츠 센터 내에 있는 실내 연습장인데 정말 가성비 좋은 연습비용과 레슨 비용으로 3개월을 목표로 연습에 돌입한다.

생각보다 빠른 전개에 놀랐다. 저자가 스스로 운동신경이 있다고 하긴해도 일주일에 4번, 15분 레슨에 자유 연습을 포함해 40일 만에 드라이버를 잡는다. 보통 7번 아이언으로 똑딱이, 하프스윙, 3/4 스윙, 풀스윙을 두어 달은 한 후에 드라이버로 옮겨가는데 빠르다. 그 후로는 우드와 웨지, 퍼팅을 순식간에 끝내고, 스크린 골프로 마지막 예행연습까지 시켜준다. 아무래도 코치를 잘 만났거나 저자가 정말 운동신경이 좋은 것 같다.

코치의 잦은 '나이스 샷'에 대한 우쭐함과 스크린 골프에서 보여준 7번 아이언의 비거리가 160m에 이르자 초보로서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고, 미루기만 했던 라운딩을 어서 하고 싶은 의욕이 넘친다. 목표도 당당하게 탈꼴찌를 노리며 시작한 첫 라운딩의 9홀은 비참하다. 연습장과 다른 환경에 공이 내 맘대로 가주지 않는다. 남은 홀을 어떻게 끝내야할지 고민스러운 가운데 잠시 그늘집에서 쉬며 동반자들과의 대화에서 위로를 받는다. 남은 9홀은 풍경도 눈에 들어오고, 노을 지는 저녁을 아버지와 함께 걷는 추억을 만든다.

초보 때의 연습하며 갈등하는 모습 그대로가 유쾌하게 그려진다.

"코치님은 한 번 스윙할 때마다 나를 돌아보며 '이렇게'를 붙여 말했다. ...(중략)... 코치님이 스윙하며 '이렇게'를 외칠 때마다 나는 속으로 '어떻게'를 읊조렸다.

탕! 슉! 퍽! "이렇게", '어떻게.....'

탕! 슉! 퍽! "이렇게", '아니, 그러니까 대체, 어떻게....'

이 부분을 읽으며 나를 가르친 코치만 그렇게 가르친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니 위로가 된다. 무언가 열심히 보여주시는데 구체적으로 설명을 잘 못하시며 안타까워 하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자는 탕슉퍽을 부러워하며 따라하고 싶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다. 탕슉퍽은 잘 된 스윙 시에 나는 소리다. 백 스윙을 하고, 임팩트 순간에 공이 스윗 스팟에 잘 맞으면 '탕'하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그리고 나서 마치 회초리를 휘두르는 소리가 '슉'나며 실내 골프 연습장에 있는 천막에 '퍽'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이다. 기가 막힌 표현이다.

초보로서 핸드폰에 몇 가지 사항을 메모하는 것도 비슷하다. '아이언은 내려 찍듯이, 드라이버는 원반 던지듯, 고개를 숙이자!'처럼 말이다. 실제로 프로선수들 중에도 매번 드라이버를 칠 때 자기만의 노트를 읽고 시작하는 선수도 보았다. 수많은 연습을 해도 집중력과 몸을 깨우기 위해선 이 방법이 유효하다.

읽으면서 엄청 웃었던 책이다. 순발력있는 재치와 유머가 그득하다. 처음 골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반적인 레슨 과정과 첫 라운딩에 대한 경험을 미리 알 수 있어 좋을 것이고, 이미 골프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초보시절에 대한 추억에 잠겨 여유롭게 웃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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