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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이 무기가 된다 ㅣ 사고법 시리즈
우치다 카즈나리 지음, 이정환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직장생활의 대부분은 계획과 실행 그리고 결과에 대한 평가의 연속이다. 영업이나 마케팅에 근무한다면, 늘 숫자와의 싸움이고,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실패했는지 검토하고, 매달, 매분기, 매년마다 보고하고, 평가받는다. 마켓에서 먹힐 것 같은 행사가 마케팅에 의해 거절되기도 하고, 마케팅에서 제안한 행사가 마켓에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감'이 들면, 분석해서 상대를 설득해야한다. 그래서 늘 마케팅 부서와 영업부서는 상대를 견제하기도 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쏟는다. 의외로 결론이 내려지는 곳은 딱딱한 사무실에서보다는 식사를 하면서, 회식을 하면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서로의 경험에 바탕한 이야기를 교환하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숫자와 분석이 중요하지만, 서로의 감정이 통해야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 비즈니스에는 늘 좌뇌에 의해 분석한 자료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도록 요구되지만, 의사결정자들은 직감적으로 혹은 뭔가 설명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제안을 거부하거나 승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좌뇌와 우뇌를 적절히 활용하여 의사결정자를 내 제안에 수긍하게 할 수 있을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만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저자는 공대를 나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했다. 좌뇌가 강한 공학을 전공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경영진을 설득시켜야하는 경영컨설턴트라는 직업은 그가 좌뇌와 우뇌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있게 해준 것으로 보인다.
책은 6장으로 나누어져있다. 1장 우뇌 활용이 중요한 이유, 2장 우뇌 사용법, 3장우뇌로 생각하고 좌뇌로 점검한다. 4장 좌뇌로 생각한 논리적 흐름에 우뇌를 사용해 살을 붙인다. 5장우뇌의 힘을 단련한다. 6장 로지컬싱킹보다 직감을 믿어본다이다.
일과 뇌의 사용을 연결지어 설명한 저자의 시도가 참신하다. 사실 일상에서 늘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이론화했다. 일은 입력-검토 및 분석-출력의 단계로 진행되며, 이에 따라 두뇌는 우뇌-좌뇌-우뇌를 사용(샌드위치 모형)한다. 즉, 비즈니스에 문제가 생기면, '입력단계'에서 우뇌는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여러 가설을 세우고, 현장으로 달려가 관찰하며, 정보를 모은다. '검토 및 분석단계'에서는 좌뇌는 여러 가설 중에서 진짜 가설을 분석하고, 해결안을 세우는 로지컬싱킹을 한다. '출력단계'는 이러한 과정을 의사결정자에게 보고할 때 다시 우뇌를 사용하여 의사결정자가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납득시켜 상대가 행동하도록 만든다.
저자는 경영컨설턴트로서 클라이언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 프로젝트를 포기해야했던 경험을 언급한다. 논리적으로 옳은 말이라도 상대의 감정을 읽어서 가려 이야기할 줄 알아야한다. 논리로 밀어 붙이기 보다 상대의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이 그 사람을 움직이는 비결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개혁안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보다, 실행하지 않을 때 더 심각한 상황이 올수 있다는 상대의 불안한 감정을 일깨워 결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우뇌가 관리하는 직감은 타고 나는 경우도 있지만, 훈련을 통해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우뇌 훈련은 '의식적'으로 관찰하고 느낀 것을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시킬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훈련이 축적되면 같은 것을 보는데도 서로 다르게 느끼게 된다. 즉,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의 직감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의사결정자의 최종결정은 직감이며, 우수한 리더는 우뇌가 우수하다는 저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
비즈니스에서 이유 없이 제안이 거부당하거나, 꼭 통과시키고 싶은 제안을 하여야하는 사람이라면 읽어 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