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통째로 바꾸는 독서토론 - 3단계 질문과 토론으로 ‘읽기’가 달라진다!
정지숙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0년 3월
평점 :
저자는 초등학교 수석교사다. 수석교사라는 말이 낯설어 찾아보니 수업도 하며 장학 활동을 하는 선생님이다. 이를테면 학생도 가르치고, 선생님도 가르치는 선생님인 셈이다. 또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의 정회원이고, EBS독서력 진단평가위원이다. 주로 독서토론의 방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듯하다. 저자의 독서토론 방식은 '이야기식 독서토론'으로 기존의 방식과 좀 다르다. 토론자들끼리 경쟁하거나, 옳고 그름을 가르거나, 긴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의 생각을 나누고, 차이를 느끼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내 자신의 생각을 깊게 하고, 넓히고, 변화시키는 독서법이다. 대상은 학생, 교사, 독서동아리 학부모 등 다양하다.
이 책은 2부로 나누어져있다. 1부는 이야기식 독서토론의 3단계를 설명하고, 2부는 실제로 책 두권을 가지고 수업을 하는 과정을 그대로 알려준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참석자들이 흥미를 갖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피드백을 통해 만족도가 높은 독서토론 수업임을 알 수 있다.
'이야기식 독서토론'은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1단계는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책의 표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알고 있는 상식이나 경험, 상상력을 총 동원해 표지의 내용을 분석하는 것으로, 옳고 그름도 없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단계다. 2단계는 책을 소리내어 읽으며 내용을 파악하고 열린 질문(왜, 어떻게, 무엇을, ~라면 어떻게 했을까?)을 통해 답을 해본다. 3단계는 이야기식 독서토론의 핵심인데, 책의 내용을 나의 삶이나 사회와 연결하여 질문하고 답하는 가운데 이해의 폭을 넓히고 타인의 의견을 포용한다. 독서토론 후에는 글쓰기도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모둠 내에서 각자 한 문장씩 써보고 이를 하나의 문단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고, 쓰고 싶은 논제 하나를 골라 자기의 주장을 쓰고 이유와 근거를 댈 수도 있고, 핵심 키워드 두 개를 선택해서 연결하여 쓰는 방식도 있다.
이러한 독서토론의 특징은 한 명의 리더가 토론을 주도 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 전원이 질문을 뽑고, 돌아가며 토론 리더가 되어 주최하므로 자발적이고 적극적이다. 또한, 토론의 형태도 다양해서 짝토론, 자유짝토론, 4인 모둠, 회전식토론, 뷔페토론 등의 방식을 사용한다. '회전식 토론'은 긴 테이블에 찬반으로 나눠 한 명씩 앉고 돌아가며 파트너를 바꾸어 토론하는 것으로 2-3분동안 토론하는 것이다. '뷔페토론'은 각 모둠별로 논제를 하나씩 정하여 토론 한 후, 마음에 드는 논제(토론의 주제)를 가진 모둠으로 이동하여 토론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3-5분 정도의 토론이므로 긴박감이 넘친다. 교사는 한 모둠에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도록 조정한다. 충분한 토론을 거쳤기 때문에 마지막 글쓰기가 좀더 수월해진다. 혼자 읽고 쓰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기 때문에 더 깊이있고 풍부한 내용을 담을 수 있고, 말로 표현하는 훈련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초등학교 정규 수업 실습을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실제로 미국 선생님이 이러한 수업 방식을 사용하였다. 4명의 학생과 선생님이 앉아서 책의 표지를 샅샅이 돌아가며 읽고 대부분의 발화는 학생들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받아 적어야하는 우리나라의 교육방식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놀라웠다. 아이들의 수업에 스트레스가 없고,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독서토론이 널리 확산되길 고대한다.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고민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 책 한 권을 가지고 질문을 만드는 방법과 토론하는 방법을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