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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 ㅣ 인생그림책 47
이네스 비에가스 올리베이라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그림책은 호딘 호스토브 씨에게 쓰는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합니다. 서로를 향한 미운 마음을 품은 채, 오랜 시간 싸워온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림은 전반적으로 쓸쓸하고 외롭게 느껴집니다. 때로는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장면도 있습니다.
화자는 호스토브 씨에게 말을 걸며 걷고, 또 걷습니다. 그 말들 속에는 복잡하고 답답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그 감정은 그림 속 풍경에도 겹쳐 보입니다.
화자는 계속 걷습니다. 그렇게 장면이 하나씩 넘어갑니다.
걷다 보면 처음에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왜 이 길을 나섰는지 그 목적이 점점 희미해진다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이어진 싸움이 더 이상 의미 없다는 것을, 화자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장면이 전환되기 시작합니다. 그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 이후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이 그림책은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난 듯한 인상을 남깁니다. 오래된 싸움이 서로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 그리고 그 싸움이 얼마나 허망했는지를 화자의 ‘걸음’을 따라가며 보여줍니다.
큰 갈등부터 아주 작은 갈등까지, 어쩌면 갈등은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그림책을 통해, 서로를 파괴하는 방식의 갈등만큼은 멈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부터, 개인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작은 갈등까지. ‘한 발 더 가까이 오세요’라는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서로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 나가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질문1.
내 마음속에 아직 미운 사람이 있나요?
질문2.
그 갈등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림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 안에 미운 사람이 생긴다면, 당장 답을 찾기보다 말을 하기보다 먼저 조금 걸어보아야겠다고요. 화자가 걷고 또 걸으며 싸움의 의미가 희미해졌듯, 나 역시 걷는 시간 속에서 내 마음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