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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여행 ㅣ 그림책의 즐거움
이숙현 지음, 토마쓰리 그림 / 다림 / 2022년 5월
평점 :
얼마 전 ktx를 타고 아이와 함께 여수 여행을 다녀왔다. 나의 친구들과 친구 아이들과 함께 한 여행이었다. 아이와 기차 여행을 하고 나서 이 그림책을 만났다. 아이는 '기차 여행' 그림책을 발견하자 매우 기뻐했다. 아이들의 경험은 하나하나가 모두 처음이라 아이들에게 매우 소중하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하기 전이나 후에 경험과 관련된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들의 세계를 확장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경험하게 될 것을 그림책으로 미리 만나보며 기대를 하거나 경험하고 난 것을 그림책으로 다시 만났을 때 반가운 느낌, 그것을 전해주고 싶었다. 아이는 얼른 책을 보고 싶어 했다. 책의 표지에는 기차와 기차를 둘러싼 초록 풍경과 작고 귀여운 동물들이 그려져 있었다.
맨 첫 장면은 '오늘은 기차를 타고 바다에 가는 날이에요!'라는 글과 함께 기차역 그림이 나온다. 우리도 바다를 보고 싶어서 여행지를 '여수'로 정했는데, 이야기가 같아서 반가웠다. 또 기차역 그림이 아이와 여행할 때 탔던 역의 모습과 똑같았다. 자세한 표현된 그림을 보고 있자니 기차를 처음 탈 때 설레고 살짝 긴장했던 아이와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여행 전 설레는 기분을 그림책을 보며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기차를 처음 탄 아이들의 표정이 그려졌다. 기차에서 간식도 먹고,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놀잇감을 가지고 놀며 시간을 보냈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창밖 풍경을 보던 아이의 모습도 생각났다.
그림책에서 엄마, 아빠가 잠들고 그림책 속 아이들은 심심해졌다. 그 모습이 너무 공감이 갔다. 처음에는 신이 나서 탔던 기차이지만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지루한 일인데, 여행을 기대하며 기차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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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넘기며 보고 있자니 그림책의 아이들이 부러워졌다. 아이들의 기차는 숲으로 변하고, 도서관으로 변하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변한다. 특히 아이스크림 가게의 장면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엄청 높게 쌓아올린 그림이 내 시선을 빼앗았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욕구를 표현하는 듯이 아이스크림은 한 스쿱, 두 스쿱, 세 스쿱... 엄청 높이 쌓여있는 아이스크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 장면이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또다시 기차는 수영장으로 변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잠이 든다.
아이들이 잠이 들자 기차는 하늘을 날아오르고, 더 높이 더 멀리 달려간다. 이 장면을 아이가 좋아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림책을 보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갑자기 기차가 하늘을 날으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차 여행이 끝나고 역에 도착했다. 엄마가 아이를 깨운다. 기차를 타고 우주까지 다녀온 아이는 잠에서 깬다. 엄마가 아이를 깨우는 장면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림책을 보다 보면 그 시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참 재미있다. 무선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을 보고 있는 사람, 핸드폰에 펜슬로 무언가를 터치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은 지금의 시대를 반영해 준다. 안녕달 그림책을 볼 때면 그 그림책이 나온 배경을 떠올릴 수 있어서 정겨운 추억을 느끼곤 했는데, 지금 이 장면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지금의 시대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인상 깊었다. 이런 지점에서 그림책의 매력을 또 한 번 느낀다.
엄마, 아빠, 아이들은 짐을 가지고 기차에서 내린다. 기차에서 내린 풍경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가 여행했던 여수역에 내렸을 때, 그리고 여수 여행을 하며 봤던 바다가 생각났다. 그림책을 보며 다시 기차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출판사에서 도서 제공을 받고 주관적 의견으로 작성하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