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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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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물체로서 손에 쥘 수 있는 것으로 물리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계는 있지만, 다시 책을 펼쳐 들면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 펼쳐지는 특성에 사람들은 매혹되고 만다. 그 한 권에 실려 있을 그 무언가에 대한 일종의 구체적인 기대감 때문에 사람들은 책을 찾는다." (본문 42쪽)

 

노트북이며 핸드폰, 텔레비전, 전자사전, 심지어 시계마저 시곗바늘 없는 디지털을 애용하는 나는 빼도 박도 못하게 문명에 길들여진 한 마리 현대인이지만, 종이에 스치는 사각사각 연필 소리나 케케묵은 책 냄새 따위는 여전히 내게 있어서 사랑스럽다.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 또한 나와 같으리라 믿는다. 그게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많은 책이 인쇄되고 각양각색의 서점이 나름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바탕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서점은 전국 어느 지점이나 똑같이 생긴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이나, 없는 책이 없는 온라인 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유구한 역사와 고집스러운 신념으로 운영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는 서점들이 세계 곳곳에는 존재한다. 책을 모아놓는 장소인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바로 그런 책이다




어떤 서점이 아름다운 서점인가를 고찰한다는 주제부터가 흥미롭지만, 이 책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단순히 독자나 서점 주인으로서 뿐 아닌 건축가와 스타일리스트, 사진가, 인류학자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책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43쪽) 서점, 혹은 "이곳을 찾는 사람 모두가 꼭 맞는 장소를 발견" (80쪽) 할 수 있는 서점을 추구한다는, 그런 제각각 다른 답변들은 의례적이거나 단순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태도에서는 나올 수 없다. 그들이 책과 조우한 경험, 인생의 고유한 가치관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서점을 면밀하게 바라보고 예찬하는 것으로부터 우리는 서점을 보다 다면적으로,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책의 내용 역시도 애서가라면 한번쯤 읽고 곱씹어볼만한 매력이 있는데, 새삼스럽게 책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언급하자면 글과 사진의 분량 조화가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 같다. 책 자체는 크고 두꺼우면서도 장식을 최소화해서 안에 실린 시원시원하게 찍힌 사진들이 돋보인다.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을 사려다가도 망설이는(소양 없는 짓으로 여겨질 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구매욕을 자극하는 심플한 디자인 역시도 꼭 내 취향이다. 여러 모로, 올해에 읽은 책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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