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 교역의 중심, 동·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 전쟁 메디치 WEA 총서 10
마이클 타이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폴 케네디 교수의 강대국의 흥망을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어요. 그 책에서 케네디 교수는 ‘지난 5세기 동안에 전개된 강대국들의 흥망성쇠가 경제력과 군사력의 변화 추이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고 설명하면서, 21세기에는 미국, 소련, 서유럽 등의 쇠퇴와 아시아계 강국의 부상할 것이다’라고 예언을 했었지요. 이 책은 최근 중국의 부흥 속에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의 역사적 맥락을 비롯해 오늘날 이슈가 되고 있는 동·남중국해의 영토 분쟁과 중국의 급부상 등의 현재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우리가 몰랐던 중국과 그 주변국들 간의 관계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역사적으로 당-송-명-청을 거쳐 세계적인 제국이었다가 광대한 영토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인구수를 기록한 중국은 동서양 교역의 거점으로서 아시아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왔죠. 또 강자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중국은 동쪽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남쪽으로는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사회문화적으로 정치경제적으로 영향을 끼쳐왔지만, 19세기 말 이후로 일본과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확보 경쟁에 치여 반식민지 국가로 추락하고 '국공내전'으로 정치적 혼란도 겪었던 중국이 다시 부상하면서, 동·남중국해의 영유권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이는 주변국들과의 대립을 키우고 있죠.

 

이 책의 제목에서 보듯 이 책은 중국의 부흥에 따라 동·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벌이는 영유권 전쟁의 기원을 역사적 근거를 통해서 밝히고 있는 책입니다. 남중국해에 이른바 9단선을 긋고 그 안의 바다는 모두 중국 영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근거들을 열거하고 있는데, 저자가 중국계이고 현재 중국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란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할 듯 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일본이 패전 후 미국과 맺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대한 저자의 해설입니다. 저자는 이 조약을 어떤 선택지도 없는 상태에서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들을 뒤로한 채 미국과 평화 및 화해에 동의한 것이며 전후 독일과 달리 아시아 이웃들과 화해와 재통합을 저지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조약에조차 배제당한 우리 입장에서 미국 주도로 사실상 일본에 면죄부 이 조약의 부당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중국과 미국의 패권 전쟁은 더욱 가열될 듯한 느낌입니다. 그 최전선은 수많은 나라들의 이해가 걸려있는 동남중국해가 될 가능성이 크지요. 그런데 이 지역에 대해서는 사실 뉴스에 나오는 정도 밖에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책의 결론과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지만, 이 책을 통해서 중국 근해 지역과 세계정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9699)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