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탄생 -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거센 물살을 마중한 도시
유승훈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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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당시 모습을 담은 풍부한 사진과 그림 등 시각자료와 그 분석을 통해서 현대, 근대 그리고 조선시대라는 역순으로 부산의 정치경제, 문화, 생활사를 살펴보는 책이라 하겠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인상적인 내용은 부산의 역사를 그 이름에서 따와 ‘가마솥’에 비유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어찌된 영문인지 조선전기에 (원래 이름인) ‘富山’이 ‘釜山’으로 바뀌게 되었다면서, ‘부자 富’가 아닌 ‘가마솥 釜’를 쓰면서 부산의 역사도 쉼 없이 끓었다고 말합니다. 가마솥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아주 특별한 도구였습니다.

 

저자는 뜨거운 장작불에 달궈진 가마솥은 그 안으로는 누룽지를 끓이고 밖으로는 방을 덥혔듯이, 부산 또한 역사의 중대한 순간마다 외부의 뜨거운 변화와 아픔을 끌어안고 더운 숨을 뱉었다고 지적합니다. 역사의 최전선에 선 부산이 뜨거운 열을 은근한 온기로 전도시키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해안가를 괴롭히는 왜구들처럼 쏟아지는 외적들의 총탄을 피할 수 없었으리라는 것이죠. 한마디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부산(釜山)은 제 이름처럼 대한민국의 가마솥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고 이 책에서 부산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한국전쟁 시절 부산은 대한민국이 절벽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막다른 최전선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 했던 6·25 전쟁이 터지자 이승만 정부는 빗속을 뚫고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내려와 부산을 임시수도로 공포했습니다. 이렇게 부산이 3년 가까이 대한민국의 임시수도였는데 ‘임시’라는 말에는 수도는 당연히 서울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임시수도’ 대신 ‘피란수도’라는 용어를 쓸 것을 제안합니다.

 

피란수도 시절 국제시장은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 당시 나라 재정의 버팀목 역할을 했습니다. 1960년대 수출산업의 최전선도 부산으로, 물류와 교통의 혁신을 가져온 수도권과 영남권을 잇는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경부성장축을 통해 바다와 맞닿은 부산은 ‘수출과 무역의 최전선’으로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또한 부산은 또한 민주주의의 최전선으로 10월 26일 김재규의 거사의 원인이 되기도 했던 부마(부산 마산) 민주화항쟁과 1987년 부산의 뜨거웠던 6월 민주항쟁은 전국의 민주화운동을 모범적으로 선도했던 투쟁이기도 했습니다.

 

고향은 아니지만, 제2의 고향처럼 오랜기간 동안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 부산에 잘 모르 것이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수출과 정치 용광로’로서의 또 부산의 한자이름처럼 가마솥으로서의 부산에 대해서 또 부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배워 보려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9700)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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