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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 개정증보판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2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10월
평점 :
저자는 스무 살 때 처음 경주를 다녀온 이후, 집이 있는 안양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가 경주를 주로 걸어서 돌아다니며 지금까지 경주를 100번 이상 다녀왔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 사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가 너덜해질 때까지 다시 읽기를 반복하여 또 다시 사서 읽는 등 삼국 시대에 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섭렵한 소장역사학자라고 합니다.
사실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경주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수학여행의 추억이 아닌 가 합니다. 저자도 학창시절에 멋도 모르고 여러 버스에 나누어 타고 이동하며 다녀왔던 경주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다시 버스를 타고 다니면 경주를 발로 답사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경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보다 고분군인 듯합니다. 봉황대와 황남대총 같은 거대 무덤이 만들어지던 시기는 신라 시대 마립간이라 불리던 왕들이 즉위하던 시대로 저자는 신라 사람들이 이렇게 큰 무덤을 만든 이유를 강화된 왕권을 바탕으로 김 씨가 단독으로 왕위 세습을 시작하면서 당시 급성장하던 권력의 힘을 거대한 무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문무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바다에 위치한 바위섬으로 땅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대왕암 즉 문무대왕릉을 소개하면서 문무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문무왕은 신라 진골과 가야 진골의 피가 섞인 인물로 혈통 면에서 불리한 점은 있었으나 아버지인 태종무열왕 덕분에 당나라 수도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세계적인 식견을 지닌 채 태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삼촌인 김유신과 함께 백제 정벌에도 참가하여 5000 결사대의 계백을 물리치고 백제 수도를 점령하는 전투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한 군사적 경험을 갖춘 준비된 인물이었습니다.
당나라와 수차례 전투 중 패하여 한시가 급한 상황이 되자 시간을 벌기 위하여 왕의 존엄을 버리고 당나라 황제에게 참회의 표문을 보내어 당나라의 공격을 일시 정지시키고 그 틈을 빌어 반격의 준비를 충실히 다졌고, 다시 한 번 침입한 당나라 군대를 대소성에서 깨부수며 대승리를 거두었죠. 그는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수장을 요구하여 바다에 문무대왕릉이 조성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바다 위에 있는 능이 아니라 국경선에 위치한 능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240여 페이지의 작은 판형의 책이지만, 경주의 대부분의 유적지에 대해서 꼼꼼하게 서술한 경주 유적지의 발품 안내서라고 하겠습니다. 경주 가까이에 살면서도 아직 경주 문화재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이 책이 신라의 천 년 수도 경주의 문화재에 대한 좋은 가이드가 될 듯합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9061)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