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의 힘 -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서
신동흔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우리나라 최고의 구비설화 전문가이자 영화 ‘신과 함께’의 모티브를 제공한 건국대 신동흔 교수가 2019년 1월 방송으로 강연하여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의 ‘옛날이야기의 힘-이야기를 이야기하다’를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평생 민담, 신화, 전설 등 원형이 살아 있는 진짜 이야기를 찾아내고 풀어내온 저자가 방송에서 다 전하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를 꼼꼼하게 풀어낸 이른바 ‘이야기 풀 패키지’라 하겠습니다.

 

5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신데렐라, 백설공주, 빨간 모자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그림형제 민담을 비롯해 콩쥐 팥쥐나 여우 누이와 선녀와 나무꾼 같은 우리나라의 고전 설화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백 년을 이어 전해지는 수십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의 ‘오리지널 버전’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고 미처 몰랐던 뜻밖의 결말과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제가 옛이야기에 대해 그동안 가졌던 시각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저자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전해온 옛날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철학이 응축돼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의 구비전승 과정에는 일종의 ‘자동 필터링’이 작용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평범하고 뻔한 것은 걸러지고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것들만 살아남는 그런 과정을 통해 삶의 진실을 꿰뚫는 핵심 스토리로 남은 것이 지금 우리가 읽고 듣는 옛날이야기들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옛날이야기들은 개방적 다의성을 지녀 자유로운 연상이 가능해 듣는 사람이 연상하고 느끼는 것이 곧 이야기의 의미가 되어서, 그렇게 현재적으로 살아서 움직인다고 합니다.

 

특히 ‘유치한 공주 이야기’나 ‘알고 보면 야한 이야기’로 치부되며 그 의미가 상당히 폄하되었던 작품들의 경우에는 여성 캐릭터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지금도 충분히 새길 가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하네요. 예전에 할머니가 큰 집에 계시다가 작은 집인 우리 집에 한 번씩 오셔서 며칠씩 계시다 가시곤 하셨는데요. 그 때마다 옛날이야기를 해주시곤 하셨어요. 할머니는 여러 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셨는데요. 특유의 동물 흉내로 저희들을 웃기곤 하셨죠. 이제는 제가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곤 하네요. 이 책에는 이제 이야기를 해 줄 밑천이 다 드러난 저에게 수많은 이야기 거리를 알려줄 뿐 아니라 옛날야기들의 본질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본 서평은 리앤프리 카페를 통하여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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