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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세상 - 개정판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평점 :
이 책에서 저자는 ‘지구상에서 인류가 몽땅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과 인류와 함께 사라질 것들은 무엇이고 인류가 지구상에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를 찾아 ‘지적 탐험’을 합니다. 환경론자인 저자는 인간이 자연과 싸우지 않고 균형을 이뤄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고민을 하던 중 환경에 관한 책은 부정적인 내용이 많아서 환경론자 외에 일반인들이 읽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전세계 모든 사람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을 써보자고 생각해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러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의 과학적인 추정에 따르면 어느 날 지구상에서 인류가 싹 사라져버리면 도시가 숲으로 변하고, 건물과 교량이 붕괴되고, 농작물과 식물이 야생잡목으로 돌아가고, 멸종위기였던 동물들이 번성까지는 불과 100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학적인 추정을 위해서 저자는 과거에 인간이 살았으나 지금은 전쟁과 재난 등의 이유로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들인 한반도의 DMZ와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터키와 키프로스 유적지 및 폴란드 원시림 그리고 아프리카, 아마존 등을 찾아다니며 인간이 없어지면 자연이 어떻게 스스로를 복원하는지 즉 상처 입은 지구의 경이로운 자기치유의 모습들을 그려 보입니다.
사실 이 책의 내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런 변화의 초기진행을 살짝이나마 일별할 수 있는 기회가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찾아왔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방역조치로 사람들이 활동을 멈추고 집에 들어박히자 지구가 깨끗해지고 조용해지며 또 건강해지고 있는 것이죠. 차량 운행이 줄고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많은 대도시에서 스모그가 없어져 하늘이 청명해졌고, 이산화질소 수치가 가장 높은 ‘세계의 굴뚝’ 중국은 물론 ‘가스실’로 불릴 만큼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인도 하늘도 푸른빛을 되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니만큼 인간이 없는 세상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비극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코로나 창궐로 벌어지는 일련의 환경 변화 현상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 볼 수 있다면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구에 인류가 사라졌을 때를 상상해서 써서 미국 최고의 과학저술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책도 많은 분들이 읽어보셔서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북뉴스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