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덕스런 아버지의 거짓말 - 詩 쓰는 시골 경찰서장
김선우 지음 / 예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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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30여 페이지의 비교적 얇고 작은 시집입니다. ‘엄마품’이라는 작품으로 시작해서 표제작인 '천연덕스런 아버지의 거짓말'과 '경찰이란', '다산 별곡', '강진 예찬', '반갑다 우두봉아'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잠 못 드는 밤’까지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둔 홀로 5남매를 키워온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의 소중함을 담담하게 표현해 낸 총 74편의 작품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 시집이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시집을 펴낸 시인이 현직 강진경찰서장이라는 것입니다. 시인은 2007년 계간지 '뿌리'를 통해 지난 2008년 문예지 '뿌리'에서 '아버지의 거짓말'이라는 시로 등단한 시인은 2011년에도 자기성찰적 에세이집인 '행복파출소'를 통해 치안 현장에서 경험했던 이웃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내 많은 독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뒤로도 부모님에 대한 연모나 가족·경찰 동료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시를 써왔고 2019년 7월 정약용과 김정희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자 시인 김영랑의 숨결이 살아 있는 문학예술의 고장 강진서장으로 부임하면서 틈틈이 강진과 일상에 관한 시를 엮어왔다고 합니다.

 

이 시집에서 ‘천연덕스런 아버지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시에서는 ‘아버지 두 팔로 우리를 품는다 “어이구 내 강아지들, 아부지 동네 마실 갔다 왔다” 천연덕스럽게 거짓말하신다’로 시인의 문학적 감수성을 키워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고 ‘경찰의 임무’라는 시에서는 ‘경찰의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는 것 국민의 앞에는 수식어가 없습니다 경찰을 좋아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나라를 무던히도 사랑하는... 공부를 많이 한... 그 어떤 수식어도 없습니다. 그냥 ‘국민’입니다.’라고 경찰의 임무에 대한 헌신과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 시집에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아오신 어버이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은 물론 문학적 자산이 풍부한 강진에서 치안을 이끌며 느낀 점 등을 시로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시인은 특히 32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주민과 경찰 간 딱딱한 관계를 넘어 어렵고 힘들어하는 주민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감성 경찰을 꿈꾸어 왔고 이번에 처음 펴낸 시집을 통해서 청소년은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중년들은 과거를 돌아보며 잠시나마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코로나 등으로 답답한 현실을 사는 요즘 국민들에게 청량제와 같은 감성을 선물할 시집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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