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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역사 - 말과 글에 관한 궁금증을 풀다
데이비드 크리스털 지음, 서순승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6월
평점 :
이 책은 제목처럼 인류 언어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엄마 뱃속에서 방금 막 나온 아이의 입장에서 들어본 ‘베이비토크(Baby Talk·아동지향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베이비토크는 마치 갓난아이에게 말을 건네듯 입술을 둥글게 오므려 최대한 과장된 어조로 같은 말을 두세 번씩 반복하는 화법을 말하는데, 아기는 단어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엄마 목소리의 특징인 리듬과 억양은 분명히 구분할 수 있고, 베이비토크를 거치며 언어 학습의 기반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언어의 기원에 대해서는 원시인의 두개골과 목뼈의 형태를 현대인과 비교한 연구를 통해서 기원전 3만 년쯤에 인류는 현대인의 말과 어느 정도 비슷한 소리를 만들 수 있게 됐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 인류 최초의 문자도 비슷한 시기 동굴 벽면에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호 형태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자는 이 책에서 원초적 언어에서 말의 기원, 문법, 철자, 문자메시지, 정치적 공정성에 이르기까지 언어와 관련된 40개 주제에 관해 전문적이면서도 쉽게 설명합니다.
사회계층과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발음과 억양, 철자가 생겨나고 나이와 성별, 인종, 집단에 따라 어투나 어법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언어의 변이 과정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지금이 1,200개월 동안 3,000개의 언어가 평균 약 2주마다 한 개꼴로 사라지는 언어의 ‘떼죽음’ 시대라는 것입니다. 언어학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0년 내에 전 세계 언어의 절반이 사멸할 것이라고도 하네요.
이렇게 언어가 사멸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저자는 천재지변이나 국가 차원의 언어 금지령보다도 다른 언어를 선택함으로써 좋은 직업을 갖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실용적 원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남오스트레일리아의 토착어 중 하나인 카우르나어 사례처럼 사멸했던 언어가 복원 노력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저자는 ‘사멸하는 언어에 관심을 가질 것’과 ‘소수 언어를 존중할 것’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언어를 배울 것’과 ‘언어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정할 것’ 나아가 ‘여러분 자신의 언어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타일에 관심을 가질 것’과 ‘모국어를 배우거나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돕는 데 앞장설 것’ 등 독자에게 전하는 여섯 가지의 충고로 이 책을 마무리해요. 언어와 언어의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