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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베르베르의 작품은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돼 2천300만부가 넘게 팔렸는데 이 가운데 국내에서 팔린 양이 절반을 넘는 1천200만 부 이상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특히 인기입니다. 그가 출간한 책 제목은 '개미'를 비롯해 '뇌', '나무', '신'으로 모두 각각 100만부를 넘긴 밀리언셀러라고 합니다. 저도 예전에 개미가 출간되었을 때 그 독특하고 재미난 이야기에 밤을 새워가며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 책도 우리나라에서 대박 가능성이 높은 것이 등장인물들의 얽힌 전생을 다룬 ‘도깨비’라는 케이블 드라마가 엄청난 히트를 치는 것에서 보듯이 전생에 관한 관심과 흥미가 대단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소설의 주인공이 단순한 하나의 전생만이 아니라 111개나 되는 전생을 한자리에서 만난다는 엄청난 상황이 펼쳐집니다.
저자는 자신의 할머니 두 분이 알츠하이머를 앓다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지금 같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억이라는 소재는 개인적으로 각별한 의미가 있어서 이 책을 구상하고 쓰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또한 저자는 우리 인류의 역사는 집단의 기억이라 할 수 있으며 인류가 겪는 많은 문제가 과거의 망각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이러한 과거의 망각에 대해서 성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의 생각을 읽고 보니 자신에게 불리한 역사 기억을 국가 차원에서 지우고 조작하는 이웃나라 일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기억이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듯이 한 나라의 집단 기억이 그 나라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은 집단 기억을 왜곡하고 삭제하는 독특한 대표 연구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지금 '기억'의 후속작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기억의 주인공인 르네 톨레다노가 전생이 아닌 내생을 탐험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전생과 내생을 어떻게 다르게 묘사할 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오래된 베르나르베르베르의 팬으로서 전생을 다루는 이번 신작이 출간되었다는 말에 정말 기대했고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었습니다. 특히 이번 책은 동양적이자 불교적인 개념이기도 한 전생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친숙하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읽어 보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