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나카오 사스케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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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27년부터 출간된 정평이 있는 일본의 이와나미문고의 시리즈로 일본의 저명한 유전 육종학과 재배 식물학 전공의 교수가 농경의 기원에 대해서 정리한 책입니다. 저자는 1913년 생으로 1960년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상, 1987년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대중적인 필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이미 1993년에 돌아 가셔서 아쉬움을 더합니다.

 

이 책은 크게 일곱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 250여 페이지의 자그마한 문고판입니다. 저자는 첫 장에서 먼저 재배 식물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오늘날 재배식물은 야생 시대와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야생 시대와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된 지금의 벼와 보리는 우리 선조들의 손으로 수천 년에 걸쳐 개량을 거듭해온 것이라며, 벼를 비롯해 보리, 감자, 잡곡, 콩, 차 등 인간의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재배 식물의 기원을 찾아 아시아의 산간벽지와 남태평양 전역을 탐사한 귀중한 기록을 살펴봅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농작물이나 농업 등은 ‘문화권’ 밖의 존재로 여기기 쉽지만 문화는 영어의 ‘컬처(Culture)’, 독일어의 ‘쿨투어(Kultur)’를 옮긴 말로서, 본래 ‘재배’를 뜻한다고 합니다. 즉 문화란 땅을 일구고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본뜻이다. 인류의 문화는 농경 단계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으므로 ‘재배’는 충분히 문화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류 문화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농경에 대해, 그 기원과 전파, 발달, 변천사를 깊게 이해해보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 시간에 배운 우리나라의 농경의 시작을 다시 기억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적들을 통해서 살펴 볼 때 농경은 신석기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신석기는 인류의 가장 긴 시대인 구석기 시대 다음으로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8천 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조, 피, 수수 등을 재배하는 원시적 농경이 시작되었고 이에 따라 농경에 따라오는 애니미즘이나 토테미즘 그리고 샤머니즘 같은 원시 신앙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쌀농사가 시작되는 것은 기원전 2천년부터 시작되는 청동기 시대부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 각지의 주요 농경 문화를 근재 농경문화, 조엽수림 문화, 사바나 농경문화, 지중해 농경문화 그리고 신대륙 농경문화로 각각 나누어서 각 문화 복합체가 형성되어가는 과정 및 발전사를 들여다봅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 주위의 작물들이 최초 산지에서 어떠한 전파와 개량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지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매일 매일 먹는 음식 들 특히 곡류의 경우 야생 낟알 속에서 우량한 품종을 선별하며 다양한 재배 식물을 만들어내기까지 그야말로 오랜 시간과 고군분투의 노력이 필요했던 산물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는 되었습니다. 요즘 농업의 미래가 화제인데 농업의 과거를 철저하게 살펴보는 이 책이 하나의 좋은 가이드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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