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7 - 흥선대원군과 병인양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7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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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마디로 만화로 만든 한중일 3국의 세계사 시리즈 일곱째 권입니다. 그런데 기존의 만화로 된 역사서가 조금 빡빡하다면 이 책은 한 페이지에 만화가 두 세 컷만 실려 있을 정도로 널널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어느 역사서 아니 어느 만화 역사서보다도 더 쉽고 빠르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시대 순으로 꼼꼼하게 역사적 사실들을 짚어냅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 놀라운 동아시아 역사서를 그것도 만화로 만들어 일곱 권 째나 펴내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서 출간하려 하는지 궁금해집니다. 이 책의 작가는 2005년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10년 전에 굽신굽신(‘굽실굽실’이 표준어)이란 말이 유행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던 닉네임 ‘굽시니스트’라는 필명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만화를 출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2009년부터는 ‘시사인’이라는 잡지에 당시로선 새로운 두 쪽짜리 단편 시사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이후 9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연재를 이어왔습니다.

 

시리즈로 이어지는 이 책의 첫 권은 19세기 이전의 중국사와 일본사 연표를 통해 전근대사를 간략히 소개하고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서양에 의해 강제로 개항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2권과 4권은 2천만 명이나 되는 중국인이 죽었다고 알려진 태평천국운동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신의 아들을 자청한 홍수전이 세운 태평천국이 거사를 일으킨 1851년대부터 청나라 제국을 위협할 만큼 승승장구하던 태평천국이 지도부 내분인 천경사변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1856년까지를 다룬 2권의 내용에서 이어져서 4권에서는 태평천국이 점차 몰락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3권과 5, 6권은 일본의 개항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 중간중간에 우리나라나 당시 유럽의 중요한 움직임들도 논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은 드디어 우리나라의 근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근대사를 다루는 역사서에도 보통 흥선 대원군부터 다루듯이 이 시리즈도 흥선대원군 정책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세도정치의 패습을 벗어나려는 흥선 대원군의 노력은 한 편으로는 개혁적인 면이 있었지만, 어떻게 보면 시대의 흐름을 잘못 탓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서구 세력의 공격은 가장 강력한 동아시아국이었던 청나라조차도 막을 수 없었고, 일본은 탈아입구하여 아예 서구 세력에 적극 편입되고 또 배워서 서구세력처럼 행동하고 있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쇄국정책으로 병인양요과 신미양요를 겪고 결국 준비없이 개화하게 되는 발단을 만들게 되죠. 흥선 대원군이 영리하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이기는 했지만, 봉건적인 사고 방식은 떨치지 못해서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우리 민중들과 지배층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물 캐릭터의 만화로 조금 과장되지만 거침없는 입담과 나름의 세심한 분석으로 재미있으면서 또 유익한 한중일 삼국 역사 연결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2486)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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