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속의 중국 문화대혁명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바바 기미히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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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27년부터 출간된 정평이 있는 일본의 이와나미문고의 시리즈 중 하나로 일본의 동양철학 전공 교수가 중국 문화대혁명에 대해서 정리한 책입니다. 저자는 1989년 이와나미 쇼텐에 입사해 시소와 세카이 편집부를 거쳐 학술·일반서 편집장을 지냈다. 와세다대에서 ‘전후 일본인의 중국상(像)’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책으로 출간된 논문은 2013년 중국에서 번역 출판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일본의 대표적 학술 출판사이자 이와나미 문고를 발행하는 ‘이와나미 쇼텐’에서 편집국 부장(한국의 편집장이나 국장)으로 출판 전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중국 문화대혁명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마오쩌둥에 의해 주도된 운동으로 전근대적인 문화와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사회주의를 실천하자는 운동입니다. 그 내막을 보면 1950년대 말 당시 농업국가인 중국에서 과도한 중공업 정책을 펼쳐 수천만 명이 굶주리는 사태가 발생하였으며 국민경제가 좌초되는 실패를 가져오는 등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국가주석을 사임했던 마오쩌둥이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되자 문화대혁명으로 중국공산당 내부의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고 반대파들을 제거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였으며 혁명은 공산당 권력투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무너진 민생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자본주의 정책의 일부를 채용한 정책이 실효를 거두면서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이 새로운 권력의 실세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권력의 위기를 느낀 마오쩌둥은 부르주아 세력의 타파와 자본주의 타도를 외치면서 이를 위해 청소년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1962년 9월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오쩌둥은 계급투쟁을 강조하고, 수정주의를 비판함으로써 반대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마다 청소년으로 구성된 홍위병이 조직되었고 마오쩌둥의 지시에 따라 전국을 휩쓸어 중국은 일시에 경직된 사회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기존의 문화대혁명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사 속의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1965년에 인도네시아공산당 군인 장교들이 일으킨 9.30사건과 문화대혁명의 연관성을 파고드는데요. 이 쿠데타 사건의 실패 이후 중국의 당시 움직임과 마오쩌둥의 내적 변화를 추적하며 문화대혁명 발발과 전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1960년대 후반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당시에는 중국의 문화대혁명에서 권력에 대한 저항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와 관련된 수많은 논문들과 마오쩌둥의 동정을 기록했던 ‘마오쩌둥 연보’의 분석, 관계자들의 사정 청취 등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두 사건의 전개 과정에 대해 치밀한 논증을 바탕으로 해설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대사의 비극이라고도 불리는 문화대혁명이 중국과 세계에 미친 영향은 ‘홍위병’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문화대혁명과 그 세계사적 위치와 영향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이해해 보려는 분들이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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