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근대 2 - 노래하는 신체 감각의 근대 2
쓰보이 히데토 지음, 손지연 외 옮김 / 어문학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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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전에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살펴보다가 14년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학술교류를 위해 2006년 방한한 일본인 교수(이 책의 저자 쓰보이 히데토)가 빠듯한 일정을 쪼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아픔을 함께 했다는 기사로, 저자는 4년 전(2002년) 연구에 참고할 목적으로 나눔의집을 찾았을 때 무심코 메모를 하다가 `취재하러 왔냐'며 할머니께 혼이 난 후 경솔함을 깨닫고 언젠가 다시 가야겠다 마음 먹고 다시 찾아 왔다는 내용입니다.

 

이 곳을 찾았던 쓰보이 교수 일행은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명인 박두리(당시 85) 할머니가 당일 새벽 유명을 달리했다는 비보를 접했고, 고 김군자 할머니(2017년 사망)를 만나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限) 많은 삶을 전해듣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기사에는 또 일본 근대시와 전쟁의 관계를 연구하는 쓰보이 교수는 한일관계 중에서도 과거 일본의 침략사에 관심이 많고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목소리의 축제:한국 근대시와 전쟁'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며, 쓰보이 교수가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전쟁이 여성에게 입힌 피해를 더 깊이 연구해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일본으로 떠났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근대와 감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 몇 되지 않는 일본의 의식 있는 지식인이라 할 저자가 감각을 통해 사고나 언어의 의미를 다시 묻는 책입니다. 저자는 네트워크 사회가 가속화되고 독서문화와 문자문화가 쇠퇴하여 감각에 치우친 시대에 미디어에 따라 감각이 통제되고 개개의 감각이 매우 쉽게 평준화되거나 균질화 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감각의 현재적인 문제성을 주시하고 근대 이후 문학·예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감각 표상과 감각에 관련된 담론 분석을 통해 그 문제성을 역사적으로 다시금 파악함으로써 새로운 논의의 틀을 준비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나는고양이로소이다’로 시작하여 문학 텍스트에서 다룬 보고, 만지고, 맡고 하는 근대의 감각을 다룬 1부에 이어서, 이 책은 2부로 1분에서 다룬 ‘감각’을 문학 장르에서 음악, 가요, 무용, 연극 등의 예술 장르로 그 폭을 한층 넓히는 책입니다. 예술 장르로 폭을 넓힌 감각의 문제는 라디오의 등장으로 노래하며 춤추는 개별적인 감각에서 공공성의 지배에 편입되어, 감각의 정치학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최근 유튜브 열풍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보듯이 영상과 이미지 사회를 넘어서 이제 개인 영상 이미지화가 되는 듯합니다. 이처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감각이라는 범위가 시각 청각 을 넘어 가상현실 증강현실까지 확대되고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냄새와 촉각 등의 감각을 넘나는 드는 현재에 있어서 감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대의 감각을 다룬 이 책의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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