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보이
가쿠타 미쓰요 지음, 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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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쓰면서 먼저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가쿠다 미쓰요로 그녀는 20년 넘게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나오키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중앙공론문예상 등 일본의 주요문학상을 석권해왔습니다. 특히 ‘종이달’이라는 작품이 유명한데요.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한 종이달에서 범죄와 일탈에 빠져들어가는 평범한 주부의 어두운 내면을 집요하게 추적한 서스펜스를 잘 표현했습니다. 종이달은 2014년 1월 NHK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2015년에는 미야자와 리에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책 마마보이는 이처럼 일본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으로 사랑받는 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단편을 엮은 소설집입니다. 3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판형에 모두 여덟 편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독특한 것인 이 작품들이 모두 엄마와 자식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마마보이라는 단편은 이 책에서 다섯 번째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애틋하고, 때로는 그리운 엄마의 존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항상 우리의 기억 한편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원천적으로 우리는 엄마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 은연중에 강조하는 듯합니다.

 

이 책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내 자식을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굳은 일도 마다 하지 않으셨고 또 계속 저를 지지해주시는 어머니가 떠오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육십 넘은 나이에 해외 이주를 떠난 엄마를 보며 초조해 하는 딸의 심리를 묘사한 「빗속을 걷다」에서 저도 떨어져 사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에 긴장을 느끼기도 했고 입원한 엄마를 대신해 떠맡게 된 여섯 마리의 새를 옮기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새를 운반하다」를 읽으며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우리네 어머니에게 보내는 하나의 ‘애가’라고도 생각합니다. 험한 세상에 맞서가며 우리 가족들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한 편으로는 눈물 많고 여린 우리 어머니들 말이죠.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네 어머니들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을 덮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구석기부터 현대까지 시대와 문화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부모와 자식의 사랑 더 정확히는 어머니의 그 사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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