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입문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사이구사 미쓰요시 지음, 이동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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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불교는 단순한 종교가 아닙니다. 1600여 년 전인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로 건축과 미술 및 출판 그리고 사상과 음악 등에서 사실상 우리의 문화를 주도한 사상이자 문화경향이에요. 천 년을 그렇게 우리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쳐왔기에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고려 쇠망의 원인으로 불교를 들고 숭유억불로 철저히 탄압을 했음에도 불교는 왕실에서 천민에 이르기까지 계속 지배적인 삶의 방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불교를 일본 불교학자인 저자가 붓다의 불교 창시부터 종교와 철학으로서 사람들 삶에 자리 잡고 문화를 꽃피우기까지 인도 불교를 중심으로 한 역사를 들여다보는 책입니다. 크게 3부로 나누어진 이 책에서 저자는 불교는 무엇을 어떻게 말하였는가를 둘러싸고 논의를 전개하는데, 주요한 불교 기본 용어와 개념에 대해 문헌적 근거를 바탕으로 명확하게 분석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불교 전체를 시대별, 지역별, 주제별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서술하며, 동시에 서양의 여러 사상과의 비교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제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제3부의 ‘각지의 불교’ 편으로 1장의 남전불교에서는 스리랑카를 비롯해서 태국 및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동남아로 퍼진 소위 소승불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대승불교라고도 불리는 북전불교를 다루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과 일본 티베트 불교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한국불교는 해동불교라고 불린다고 하며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의 고려대장경 개판과 조선의 숭유억불 그리고 현재 한국의 조계종까지 간략한 역사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미륵’의 기원인데, 미륵의 원어인 마이트레야는 미트라라는 말에서 유래하며 미트라는 이란의 미스라신(神)이나 인도 일반의 미트라신(神)과 이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보통명사인 미트라는 친구를 의미하고, 이 말에서 파생한 보통명사인 마이트라라는 말은 우정·친절을 나타내며 마이트리와 함께 ‘자(慈)’의 원어에 해당된다. 마이트레야도 그 유의어로서, 자씨(慈氏)로 한역된 사례도 있으며, 이 미륵불은 미래불(未來佛)로서 간주되며 현재는 일찍이 석가불이 머물렀던 투시타(도솔천)에 산다고 전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은 권위 있는 이와나미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불교에 대한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기도 한 일본 최고의 불교학자가 쓴 불교 입문서입니다. 이 책에는 붓다가 성장한 인도의 사회 배경, 그의 출신 및 포교 활동과 사상의 변천을 서양 사상과의 비교하고 불교가 각지에 파급되어가는 양상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중국,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각 나라의 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아시아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한 인도 불교에 대해서 배워보기에 좋은 책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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