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전부다 - ‘콘텐츠 온리’의 시대, 콘텐츠를 가진 자가 세상을 가진다 콘텐츠가 전부다 1
노가영.조형석.김정현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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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들은 예전 방송국과 신문사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가 거액의 자본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기들의 채널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공하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합니다. 누구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자신이 만든 영상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어 이제 누구나 자기만의 방송국을 가지고 자기만의 언론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20여 년 전만해도 남이 음식을 먹는 것에 열광한다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었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품격 다큐보다 '우리 같이 준비해요'라며 자신의 일상을 올리고 자신이 음식을 먹는 장면을 올리는 평범한 여대생의 브이로그에 더 빠져듭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사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는 시간은 37분인 것이고 반면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는 시간은 거기에서 딱 1분 못 미치는 36분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이 수치는 완전히 역전되겠죠. 정치도 다르지 않아서 과거 텔레비전이나 대중 연설회 등으로 군중들을 모았다면 요즘은 유시민 홍준표 등의 정치인들을 비롯해서 수십 만 구독자를 보유한 시사 유튜브 채널의 영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큰 판을 깔아주는 미디어 왕국인 유튜브 제국을 지탱시키는 것은 바로 99%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개미 유튜버들입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SNS인 동영상이 아닌 주로 사진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이 검색에서 대표적인 기업인 구글을 추월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이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의 창의적인 해시태그가 차곡차곡 쌓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온 블루보틀이 궁금하면 이제 유튜브나 구글, 네이버가 아니라 인스타그램으로 검색합니다. 블루보틀과 관련된 수많은 해시태그를 통해 내가 가장 궁금한 것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저 내 일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거나 자랑하기 위해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던 인스타그램은 이제 검색과 커머스 기능까지 겸비한 생활 포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10억 넘는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시시콜콜한 콘텐츠에 기반하고 있죠.

 

이러한 현상들의 핵심은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고, 콘텐츠를 즐기고 소비하는 모든 행위가 어느 일방이 아닌 인터랙션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유튜브 채널 중 광고수익 1위 채널은 '보람튜브 토이리뷰'로 월 160만달러(약 19억원)로 추정되고 2위도 '보람튜브 브이로그'로 150만 달러(17억8000만원)으로 추정되는데 이 두 채널의 주인공은 이제 6살인 보람이입니다. 6살 아이가 노는 일상을 동영상으로 찍어 올려서 한달에 36억 원 정도로 BTS가 버는 만큼이나 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스타가 될 수 있으며 수퍼리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개인과 거대 자본의 빅딜이 가능해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콘텐츠가 먼저인지 플랫폼이 먼저인지 군집의 힘이 더 센지, 한 방의 힘이 더 센지도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의 콘텐츠가 플랫폼을 뒤흔들 수 있는 콘텐츠가 전부인 세상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책에서 저자들은 모두 여덟 장에 걸쳐서 급진적인 시대 변화의 핵심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분석하고 관련 문화 현상을 설명합니다.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들었던 현장 정보와 치밀한 분석, 입이 딱 벌어지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말하는 남다른 ‘부(富)의 규모’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산업 최전선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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