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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왕홍으로 통한다 - 14억 중국시장의 크리에이터, 2020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임예성.이혜진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9년 8월
평점 :
사드 갈등 이전 국내 유통업계는 왕홍 모시기에 앞다퉈 나서고 했습니다. 왕홍을 초청해 투어를 진행하는 등 각양각색의 왕홍 마케팅을 펼친다는 뉴스가 하루 걸러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사드 갈등으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이 본격화하면서 왕홍 마케팅은 자취를 감췄었는데, 최근 한·중 관계가 회복기에 들어서자 유통업계는 중국 마케팅에 재시동을 걸며 연말연시 중국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솔직히 처음 왕홍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특정인의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사람 이름이 아니라 网络红人(왕뤄홍런)을 줄인 단어로서 중국에서는 현실이나 인터넷 생활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 인기를 얻은 사람들을 왕홍이라고 부르는 용어라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 책은 중국에서 외국인 왕홍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인 저자들이 직접 체험한 왕홍 도전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자신들의 도전기를 통해서 중국에서 왕홍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역으로 이러한 왕홍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중국의 변화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도 파악해 보는 책입니다.
사실 저자들이 직접 중국 현지에서 느낀 왕홍 신드롬은 정말 대단해서, 단순히 인터넷 스타 정도의 뜻으로 시작된 왕홍은 현재 ‘왕홍 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중국 내 경제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왕홍이 창출하는 시장 규모는 17조 원에 달하고 왕홍 시장은 13조 원의 쇼트 비디오 시장과 2조 원의 MCN 시장과 같은 다양한 사업들을 파생시키며 지속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이 책은 크게 ‘왕홍과 왕홍 경제’, ‘왕홍 도전기’ 그리고 ‘쇼트 비디오 플랫폼’이라는 3가지의 섹션으로 나누어서 왕홍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먼저 왕홍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할 때의 이미지부터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왕홍이 있기까지의 발달 과정과 이유, 그리고 중국 유통시장을 이끌고 있는 왕홍 경제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그 규모와 영향력은 어떠한지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다음으로 저자들은 왕홍에 대한 분석을 넘어서 직접 왕홍이 되어 보는 도전을 시도해 봅니다. 그래서 중국의 대표 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인 콰이쇼우快手에서 실제로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는 50만 가까운 팔로워를 소유한 왕홍이 되어 보고, 이러한 스토리를 중국 현지에서도 흥미롭게 여겨 [차이나 데일리]를 비롯한 여러 신문사와 언론사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자들의 도전 과정 속에 겪은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한 왕홍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팁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왕홍은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여 소비와 트렌드를 주도하는 유명인사를 말했습니다. 그러나 왕홍체제에도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현재 왕홍들은 이제 웨이보를 떠나 중국 젊은 소비층을 주도하고 있고 콘텐츠들의 호흡이 짧아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쇼트 비디오 플랫폼으로 모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의 소비와 경제는 왕홍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그냥 SNS스타로만 인식했던 왕홍과 그에 얽힌 중국 경제와 사회에 대해서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